커지는 외환 리스크···"환헤지 다각화 절실"

신서희 기자 2024. 5. 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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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국내 은행들의 외환 운용 실적이 적자의 늪에 빠졌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앞으로도 환율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은행의 외환거래 손실액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적자를 간신히 면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외환거래 실적이 올 1분기 각각 878억 원, 386억 원으로 직전 연도의 1014억 원, 714억 원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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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치솟자 외화 부채도 늘어나
4대 시중銀 1년만에 적자 전환
이란 대통령 사망에 중동 불안감
당분간 '강달러 기조' 이어질듯
[서울경제]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국내 은행들의 외환 운용 실적이 적자의 늪에 빠졌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앞으로도 환율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은행의 외환거래 손실액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존 방법 외에도 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외환거래 손실은 총 3016억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1분기(975억 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외환거래 손익은 은행이 보유한 외화 자산과 부채에서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한 외화 환산 손실과 외환 트레이딩 과정의 손익 등을 합한 값이다.

올 1분기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거래 손익’ 항목에서 국민은행은 772억 원의 손실을 기록해 지난해(254억 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적자를 간신히 면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외환거래 실적이 올 1분기 각각 878억 원, 386억 원으로 직전 연도의 1014억 원, 714억 원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우리은행은 3508억 원의 대규모 외환거래 손실을 냈다. 다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환거래 손익은 환 리스크 방어 등의 목적으로 파생상품 관련 손익과 연동돼 있다”며 “외환·파생 손익을 합산하면 전체적으로는 이익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올 들어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차손이 불어난 것이 손실이 커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환율이 오르면 금융사의 외화 채권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일회성 손실로 반영되는 환차손이 발생한다. 환율이 급등할 경우 외화 부채와 자산 사이의 갭이 커지면서 손실 규모도 확대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통상 외화 조달 목적으로 외화 자산보다 외화 부채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환 헤지를 하고 있음에도 올해 환율 상승 폭이 커 외화 부채가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올해 고공 행진을 거듭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299.0원으로 장을 마치며 1300원을 밑돌았지만 최근 1370~1390원을 오르내리며 연일 강세를 띠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1393.5원까지 올라 14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문제는 당분간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환차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으로 사망하는 등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달러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중동의 불확실성은 달러화의 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원화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며 “중동 위기에 유가가 덩달아 치솟아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하는 상황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이 외환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시점에서는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것보다는 리스크를 적절히 평가해 환율로 인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 역시 “은행의 환 헤지 방법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신서희 기자 sh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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