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추락' 이란 대통령 시신 수습…"왜 1대만" 타살 음모론도 [영상]
인도·중동 우방국들 애도, 레바논은 3일 애도기간 선포…
"3대 중 왜 1대만" 경쟁 세력·이스라엘 연루 음모론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9일(이하 현지시간) 헬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가자지구 전쟁, 히잡시위 등 국내외적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이란은 권력 서열 2위 대통령 사망이라는 악재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이번 사고의 원인이 이스라엘의 소행 또는 내부의 적일 수 있다는 음모론도 나와 향후 조사 결과로 인한 후폭풍도 우려된다.
이란 정부는 사고 발생 하루 만인 20일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대통령 내각은 성명에서 라이시 대통령을 "이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지치지 않는 대통령"이라고 표현하고, 그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고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애도했다.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이날 이란 주식시장도 휴장했다.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 등 9명은 19일 아제르바이잔과 국경을 맞댄 동아제르바이잔 주에서 열린 양국 공동 건설 댐 준공식 참석 후 헬기로 귀환 중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이란 적신월사 대표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사고 현장에서 라이시 대통령 등의 시신을 수습했고, 수습된 시신을 타브리즈시로 이송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 정부의 성명 발표 이후 이란 국영 TV 등은 이슬람 기도 방송을 내보내며 라이시 대통령을 추모했다. 국영 통신사 IRNA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20일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라이시 대통령이 평소 앉던 의자에 검은 띠를 두르고 빈자리로 남겨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의 공식 발표에 이란과 우방 관계에 있는 국가들은 연이어 애도를 표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라이시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에 깊은 슬픔과 충격을 받았다"며 "인도와 이란 관계 강화를 위한 그의 공헌은 항상 기억될 것"이라며 라이시 대통령을 애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카타르, 시리아 등 중동 국가도 "이슬람공화국은 고통스러운 비극에 빠졌다"며 애도를 표했다. 파키스탄은 20일을 애도의 날로 정하고 조기 게양 등으로 라이시 대통령을 추모했다.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단체 하마스, 후티 반군, 헤즈볼라 등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특히 레바논은 20일부터 3일간을 라이시 대통령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사고로 인한 정치적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란 헌법상 권력 서열 1위가 최고지도자이기 때문에 서열 2위인 대통령 교체에도 정치적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이란 헌법 제131조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 유고 시 제1부통령이 일시적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하고, 50일 이내에 신임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란은 지난 2021년 6월 대선을 치렀고, 차기 선거는 2025년으로 예정됐었다.
하지만 라이시 대통령이 그간 차기 최고지도자의 유력 후보로 거론된 만큼 그가 사망하면 최고지도자 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을 촉발할 수 있다. 런던 채텀하우스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담당인 사님 바킬은 "히잡 시위 등으로 이란 정부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치솟은 상황에서 라이시 대통령의 죽음은 국내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번 사고는 그간 소외됐던 실용주의 또는 좌파 성향 정치인들이 부상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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