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민주당도 과거 소수당"...이재명 "여당, 품격 지키길"
여야 수장, '대화와 협치' 한목소리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여당에서 우리 국민들께서 이번 총선에서 표출하신 민심이 국정기조 전환이라는 점에 좀 더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면서 쓴소리를 쏟아냈다. 황 비대위원장은 과거 민주당이 소수당이었을 때를 언급하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황 비대위원장을 만나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이 통합과 포용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황 비대위원장이 이 대표를 예방하면서 이뤄졌다.
이 대표는 "제가 5·18 행사장에서 (황 비대위원장의) 옆자리에 앉아 잠깐 드린 말씀이 있다"며 "정치인들이 요즘은 여야 갈려서 서로 만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싸우는 것까지는 좋은데 진짜 감정적으로 적대감을 가지고 싸운다. 그런 상태가 정말 위험한 상황이라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입장 다를 수 있는 것을 인정하고 최대한 공통 분모를 찾아가는 것이 정치의 역할일 것"이라며 "지금은 안타깝게도 편이 갈려서 진짜 감정을 가지고 서로 적대하고 대결하고 심지어 그것이 국가적인 분열 갈등의 계기가 되고 정치가 해야 할 일의 반대의 역할을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 대표는 황 비대위원장에게 "이 나라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과 품격을 지켜주시면 좋겠다"며 "감정적 언사라든지 아니면 지나친 적대적인 감정을 노출하거나 이런 것들은 할 수 있는데 정당의 대표, 지도부 위치에 있는 사람이 할 일은 아니다. 그런 것들은 정치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일이 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국정을 정치적으로 법률적으로나 책임지고 있는 여당"이라며 "정상적인 여당 모습이 여당이 뭐 하자하고 야당이 쫓아다니면서 발목 잡는다고 할 정도로 견제하고 또 야당이 제시하는 것을 일부 받아들이면서 조정해서 일정한 진전을 이뤄내는 것이 통상의 모습"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지금은 민주당이 야당을 뭔가를 해나가면 여당이 이를 극구 막는 그런 양상"이라며 "저도 가끔씩은 우리가 여당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결국은 각 정당이 처한 입장 존중하고 또 각자가 국민에게 위임받은 책무가 있기 때문에 그걸 각자 수행하는 데 있어서 조금씩 서로 양보하면서도 뭔가 국민들이 원하는 바, 우리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조금씩이나마 성취해 나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러려면 결국 포용 통합 이런 가치들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조금 우려되는 건 역시 대결적인 국면으로 계속 몰아가는 측면도 있고 몰려가는 측면도 있지 않나 걱정이 되긴 한다"며 "방법이 다르면 방법은 조정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야 간 대화도 많이 하고, 특히 집권여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에 앞서 황 비대위원장은 "여야가 만나 눈을 맞추면서 마음에 있는 얘기를 끌어내고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협치를 강조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오전에 김진표 국회의장 뵀다. 저와 18대 때 여야 원내대표를 나눠 했다"면서 "의장님 말씀이 그때 저희 당이 198석, 민주당이 89석인가 했다. 그런데 저희는 매일 만나서 한 번도 우리 김진표 원내대표의 바라는 바를 우리가 놓치지 않고 다 챙겨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거꾸로 우리 김진표 원내대표께서는 제가 바라는 것 이상으로 저를 존중하고 그 뜻을 이루어서 그때 여야가 모든 걸 협의하면서 아주 큰 개혁을 많이 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과시켰고 국회선진화법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앞으로 그때 이뤘던 꿈을 통해서 우리 여야가 다시 한번 형제로 만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저는 민주당을 존중하고 존경한다. 왜냐면 민주당은 당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사랑하는 많은 국민들이 민주당 지지하고 사랑하고 뒷받침하고 계시기 때문"이라며 "그 국민들을 존중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민주당 의견을 귀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도 저희 당 지지하는 국민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같은 마음으로 저희를 존중해주시라"며 "저희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 서로 하나가 되어 국사를 해결하고 또 국가를 더욱 발전시키고 국력을 배증하는 일에 힘을 합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황 비대위원장은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관련 질문에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다음에 얘기할 기회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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