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 "법원, 이달까지 '증원 집행정지' 판단해 달라"
의료전달체계 정비 등 '즉시 시행 가능한 지역·필수의료 대책'부터 실시 촉구
40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모인 단체인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사법부를 향해 의대 증원·배분 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사건의 판단을 이달 말일까지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또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대입시행계획 승인 등 관련 절차를 중단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20일 성명서를 내고 "1만 3천여 명의 의대생이 신청한 항고심 재판부와 대법원의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이 아직 일단락된 것은 아니다"라며 "5월 31일에 발표해도 되는 모집요강 발표를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고법 행정7부는 2025학년도 의대정원 증원이 의대생들에게 회복 불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공공복리 측면에서 집행정지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훨씬 크다는 취지로 지난 16일 의료계 신청을 각하·기각했다.
이에 '의료개혁'의 법적 명분을 확보한 정부는 이날도 각 대학들에 내년도 의대 증원을 적용한 학칙 개정을 조속히 마무리해줄 것을 촉구하며 '쐐기' 박기에 나섰다.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오는 24일 대학입학전형위원회에서 전국의 대학들이 제출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심의·승인할 예정이다.
법원 결정 직후 재항고한 의료계는 여전히 이같은 증원 강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의교협은 "혹시라도 수험생과 학부모가 겪을 수 있는 혼란이 없게 하려면 대교협과 각 대학은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내용을 승인하고, 모집요강을 발표하는 것을 법원의 최종 결정 이후에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법치국가에서 필요한 당연한 기다림"이라며 우선 대입 관련 절차 진행을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전의교협은 "교육부, 의대정원 증원은 각 대학의 학칙 개정과정이 선행된 이후 대교협에 신청되어야 한다"며 학칙 개정은 교무위원회 의결, 대학평의원회, 교수회 등의 심의를 차례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칙개정 과정에서 (의대) 증원이 부결되거나, 학칙개정이 진행되지 않은 대학의 증원은 법과 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러한 과정 없이 학칙 개정이 완료된 학교들은 지금이라도 사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고등법원장과 대법원장을 향해서는 각 법원에 걸려 있는 사건들의 심리를 속행할 것을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의대생들이 제기한 대법원 사건 1건과 서울고법 행정가처분 사건 3건, 서울고법 민사가처분사건 8건을 다음 주 금요일인 31일까지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6일, 서울고법 재판부 기각 결정 사건의 모든 재판자료를 이미 제출했고 3개월간 진행된 이 사건의 쟁점은 언론을 통해서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사건을 검토하고 결정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의대생들이 서울고법에 제기한 즉시항고 3건을 담당한 재판부(행정 4-1부·행정 8-1부)에 의대 교수 등 2만 742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도 이날 제출했다.
전의교협 등은 해당 탄원서에서 의대 증원에 따른 손실이 정부가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순기능보다 훨씬 크다는 주장을 거듭 내세웠다.
이들은 "현재의 의대 정원에서 50% 또는 66%를 한 번에 늘리는 급격한 증원은 현재 및 가까운 미래의 교육여건으로는 의대 재학생들에 미치는 손해가 매우 크다"며 "반면, 의대정원 증원이 없다 해도 정부의 필수의료 및 지방의료 개선을 위한 의료개혁을 제대로 추진한다면 공공의 복리를 저하시킬 우려가 없다"고 적었다.
아울러 "의학교육의 측면에서는 '10% 이상 증원'은 과도한 규모"라며 "현재의 교육여건(교사·교원·교육기본시설 및 지원시설 등)상 도저히 수용될 수 없으며, 이는 고등교육법을 명백히 위반한 증원"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금보다 의사 수가 많아져도 늘어난 인원이 지역·필수의료로 유입될 거라는 기대('낙수효과')는 하기 어렵다며, 즉시 시행 가능한 대책으로 △필수의료 분야의 법적 안전망 강화 △의료전달체계 정비 △수련환경 개선을 내세웠다. 의대 2천 명 증원 시 2035년 '14조 이상'의 요양급여 증가가 예상된다는 예측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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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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