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권력 감시시스템' 답보, 여야 모두 책임의식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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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불교계 행사 참석을 계기로 5개월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KBS 대담에서 명품 가방 의혹과 관련해 "비서실에서 (설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고, 현재까지 그런 인식이 바뀐 것 같진 않다.
현재 대통령 부속실에서 김 여사 활동을 담당하는 인력이 있지만, 배우자 전담 부속실을 두는 것과는 분명히 차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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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불교계 행사 참석을 계기로 5개월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에 있던 옛 고승들의 사리 반환에 기여한 김 여사에게 조계종이 간곡히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명품 가방 의혹에 대해 사과한 뒤에 이뤄진 행보이지만, 정치권은 미덥지가 않다는 모습이다. 김 여사에 제기된 여러 시빗거리에 대해 이렇다 할 설명 없이 등장했다는 게 그 이유인데,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2부속실 설치 또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공개 행보 재개와 병행했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대통령실 공무원을 감찰하는 자리로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도입됐다. 하지만 초대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을 감찰하다 권력의 눈 밖에 나 사퇴한 뒤로 8년 가까이 비어 있다. 문재인 정부는 당시 출범한 공수처의 기능과 특별감찰관이 중복된다는 등의 이런저런 이유를 댔으나 감시 대상이 되는 걸 싫어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특별감찰관 임명을 대선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정부의 태도도 소극적이다. 제2부속실 설치도 기존 '검토 입장'에서 크게 진전이 없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KBS 대담에서 명품 가방 의혹과 관련해 "비서실에서 (설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고, 현재까지 그런 인식이 바뀐 것 같진 않다. 제2부속실은 대통령 배우자의 활동을 지원, 관리하는 자리로, 국가 예산이 별도로 책정돼 투명성 제고 등 순기능이 있다. 현재 대통령 부속실에서 김 여사 활동을 담당하는 인력이 있지만, 배우자 전담 부속실을 두는 것과는 분명히 차이점이 있다. 제2부속실이 갖는 상징성만으로도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감찰관을 임명하고 제2부속실을 설치하는 데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체계가 촘촘하게 만들어지면 명품 가방 의혹 같은 일이 재발할 우려가 그만큼 작아질 것이고, 정권을 괴롭혀온 가짜뉴스를 차단하고 불필요한 오해도 불식시켜 국정 동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꼭 이들 두 자리가 아니더라도 이번에 부활한 민정수석 산하에 내부 감시를 담당하는 직제 신설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야당도 특별감찰관 후보자 추천에 적극 나서는 게 상식적이다. 현행법은 국회가 변호사로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그중에서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야권이 192석을 가지게 된 만큼 마음만 먹으면 추천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 특별감찰관법 제정을 주도해놓고 정작 문재인 정부에서 공석으로 방치하는 데 침묵을 지켰던 게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다. 여당의 태도 변화도 요구된다. 여당은 민주당이 북한 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면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연계 전략을 펴왔는데, 두 문제는 아무 연관이 없다. 지금 여야에 필요한 것은 책임 전가가 아니라 국민 여론을 존중해 뜻을 모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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