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쫓아다니던 그 투수, 방황 끝내고 부활…14이닝 연속 무자책 "사이영상 후보일 때보다 좋다"
[OSEN=이상학 기자]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있을 때 껌딱지처럼 따라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배웠던 투수 알렉 마노아(26·토론토)가 마침내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방황의 길에 빠졌지만 최근 2경기 14이닝 연속 무자책점으로 2022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3위에 오를 때 모습을 찾았다.
마노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1피안타 1볼넷 2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토론토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연패 중이었던 토론토는 탬파베이에 자칫 스윕을 당할 뻔한 경기에서 마노아의 호투로 급한 불을 껐다.
시즌 첫 승을 거둔 마노아는 지난해 8월5일 보스턴 레드삭스전(6.2이닝 3실점) 이후 289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총 투구수 103개로 최고 시속 95.1마일(153.0km), 평균 93.3마일(150.2km) 포심 패스트볼(26개) 외에 슬라이더(32개), 싱커(28개), 체인지업(17개)을 구사했다.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한 마노아는 지난 6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첫 등판했지만 4이닝 6피안타(2피홈런) 4볼넷 1사구 6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13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패전을 안았으나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무자책)으로 살아나더니 이날 탬파베이전까지 2경기 연속 7이닝 무자책점 투구로 살아났다. 시즌 평균자책점 3.00.
캐나다 ‘토론토스타’는 ‘올 시즌 토론토에서 긍정적인 면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마노아의 재등장은 축하할 만한 발전 중 하나다. 커맨드와 구속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최근 두 번의 등판에서 자책점을 주지 않았고, 2023년 내내 사라졌던 90마일대 중반 구속을 보여주고 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시속이 94마일(151.3km)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고, 슬라이더의 위력도 비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이닝당 볼넷 6.1개로 제구가 무너졌지만 최근 2경기 14이닝 2볼넷으로 안정적이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마노아가 오늘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존을 공격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지난 미네소타전도 그렇고 최근 2경기 마노아의 모습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그가 보여준 최고의 모습일 것이다”고 칭찬했다.
마노아는 “같은 AL 동부지구 팀이 우리 홈에서 스윕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우리 클럽하우스에는 이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득차 있다. 며칠 전 우리는 7점자 열세를 극복하기도 했다. 우리가 가진 재능을 바탕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그 기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AL 동부지구 5위(20승25패 승률 .444)에 그친 토론토의 반등을 자신했다.
마노아는 지난 2021년 20경기(111⅔이닝) 9승2패 평균자책점 3.22 탈삼진 127개로 활약하며 빅리그에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류현진을 롤모델로 삼아 여러 가지를 배우는 모습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관심을 모았다. 2022년에는 31경기(196⅔이닝) 16승7패 평균자책점 2.24 탈삼진 180개로 AL 사이영상 3위에 오르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19경기(87⅓이닝) 3승9패 평균자책점 5.87 탈삼진 79개로 부진했고, 시즌 중 두 번이나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1마일(1.8km) 떨어졌고, 투구 밸런스가 깨지며 제구가 무너졌다. 지난해 8월 중순 두 번째 마이너행 통보를 받은 뒤 어깨 부상에 대한 의견 불일치로 시즌이 그대로 끝났다. 겨우내 체중 감량으로 반등 의지를 보인 마노아는 어깨 통증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지만 팀이 어려운 시기에 에이스 모습을 되찾으면서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