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에 밀린 카카오픽코마…K웹툰 '열도의 반격'에 삐걱

이주현 2024. 5. 2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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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장을 장악했던 한국 웹툰이 후발업체에 덜미를 잡혔다.

현지 정보기술(IT) 업체가 전자 만화 사업에서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 매출을 뛰어넘었다.

일본 웹툰·전자 만화책 플랫폼인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픽코마의 1분기 매출은 122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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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코마 1분기 매출 인포컴에 뒤져
日 웹툰시장 점유율 40% 넘지만
매출 5% 감소…성장세 둔화
애플·라쿠텐·아마존도 추격

일본 시장을 장악했던 한국 웹툰이 후발업체에 덜미를 잡혔다. 현지 정보기술(IT) 업체가 전자 만화 사업에서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 매출을 뛰어넘었다.


20일 IT업계에 따르면 일본 인포컴의 전자 만화 사업 매출은 올 1분기 150억엔(약 1335억원)을 기록했다. 126억엔을 나타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9% 늘었다. 일본 웹툰·전자 만화책 플랫폼인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픽코마의 1분기 매출은 1220억원이었다.

IT 기업인 인포컴은 만화 웹사이트·앱인 ‘메챠코믹’을 운영하고 있다. 20~30대 여성이 주 이용자다. 전자 만화책뿐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을 아래로 내려가며 읽는 방식의 웹툰도 공급한다. 카카오픽코마의 비즈니스 모델이 동일하다. 인포컴은 한국 웹툰 플랫폼 업체인 ‘피너툰’을 인수하며 한국에도 진출했다.

네이버와 함께 일본에 웹툰 생태계를 만들었던 카카오는 웹툰 사업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다. 카카오픽코마의 1분기 매출은 엔화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원화로 환산한 매출은 엔화 약세로 인해 같은 기간 1281억원에서 1220억원으로 오히려 5% 줄었다. 픽코마와 국내 웹툰·웹소설 사업을 포함한 카카오의 스토리 사업 1분기 매출도 2286억원에서 2270억원으로 1년 새 0.7% 감소했다.

성장 둔화에 직면한 사이 카카오픽코마는 일본에서 우위를 확고히 하는 쪽으로 사업 전략을 바꿨다. 최근 유럽 법인 철수를 결정한 것도 일본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일본 전국출판협회에 따르면 웹툰과 전자만화책을 포함한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 규모는 4830억엔(약 4조 2100억원)이었다. 전년보다 8% 늘었다. 콘텐츠 업계에선 일본 만화 시장에서 디지털 만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웹툰이 차지하는 비중이 15~20%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웹툰 플랫폼이 시장을 넓힐 만한 잠재력이 남아있단 뜻이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일본에서 픽코마 내 거래액이 처음으로 1000억엔(약 8718억원)을 넘겼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거래액은 픽코마 내에서 이용자가 작품을 소비한 총액을 뜻하는 개념이다. 현지 회계기준 상 매출액과는 다르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광고를 제외한 픽코마 내 이용자 거래액은 회계 상 매출을 훨씬 웃돈다”며 “지난 1분기 거래액도 약 250억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지능(AI) 작품 추천 기능을 도입해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콘텐츠 수를 확대하고 신규 이용자의 방문 시간·빈도를 늘려 성장세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인포컴과의 비교에 대해선 회사마다 매출 산정 방식이 다르다는 설명도 붙였다.

일본 웹툰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이 지난해 4월 일본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라쿠텐도 올 1월 자체 만화 앱을 출시해서다. 아마존도 웹툰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일본 만화 출판사인 슈에이사는 웹툰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까진 한국 웹툰이 시장 우위를 지키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일본 웹툰 시장 점유율이 소비자 지출액 기준으로 픽코마가 40%대 후반, 라인망가가 30%대 후반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앱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닷에이아이의 조사에서 픽코마는 지난해 일본에서 소비자 지출이 가장 많은 앱 자리에 올랐다. 후발 주자인 일본 업체들은 고객 체류 시간을 늘려 수익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일본 전자 만화책 업체들이 모바일 앱 환경에 맞게 독서 방식을 정비하면서 한국 웹툰 업체들과 비슷한 소비층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며 “라인야후 사태가 반한 감정으로 번지면서 영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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