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은 자회사로 美 ETF시장 공략·한투는 JV로 기업금융 영토 확장···국내 증권사 빅2, 각기 다른 전략으로 미국 공략 나섰다
국내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빅(Big) 2 증권사(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가 자본주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에서 서로 180도 다른 사업전략을 통해 K-금융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00% 자회사를 통한 자체 진출을 통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뛰어든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현지 증권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협력사 인력과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하는 전략으로 미국 인수금융 분야에서 실적을 쌓는 등 각자 장점을 드러낼 수 있는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20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 1992년 설립한 뉴욕법인은 자산관리(WM)와 자금운용(S&T) 사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몸집을 불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약 6억4000만 달러(약 8700억원), 직원도 92명에 달할 만큼 성장했다.
뉴욕법인은 또한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NASDAQ),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등 미국 주요 6개 거래소 라이선스와 채권·통화·실물자산상품(FICC) 등 미국 내 각 상품 별 청산소 멤버십을 보유하며 이를 바탕으로 뉴욕 내 13개 거래소에서 다양한 증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 1위인 미국 ETF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 글로벌X를 포함해 11개국에서 약 160조원 규모로 전세계 운용사 중 12위에 달하는 ETF를 운용하는 미래에셋그룹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1분기에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ETF를 설정·해지하거나 자금을 공급하는 지정참가회사(AP) 및 유동성공급자(LP) 사업을 론칭한 것이다.
햄스테드 ETF비즈니스 헤드(Managing Director)는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ETF는 3400여개에 달하는데 이중 상위 800여개에만 전체 거래량의 95%가 집중된다”며 “나머지 2600여개의 ETF가 시장에서 원활히 거래될 수 있고 공정한 가격이 형성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자들도 많이 투자하는 SPY, QQQ 등 대형 ETF는 대부분 글로벌 IB들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만큼 새롭게 사업에 뛰어든 미래에셋증권 뉴욕법인은 이들이 공략하지 않는 나머지 종목을 관리하는 틈새 전략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종합금융회 스티펄 파이낸셜과 함께 만든 조인트벤처 ‘SF크레딧 파트너스’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과 사모대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월 자본금 2억 달러(약 2700억원)를 약정하며 출범한 이 회사의 지분율은 한국투자증권이 65.1%, 우리은행 10%, 스티펄 24.9%로 구성됐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고경영자(CEO), 스티펄이 자산운용본부장(CIO)를 맡으면서 스티펄 핵심 인력을 고스란히 업무에 활용하는 전략으로 현지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주요 사업 영역은 비은행 금융사에서 투자금을 모아 리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현지 중견·중소기업에 빌려주는 미들마켓 론이다. 도드-프랭크법과 볼커룰 등으로 글로벌 IB들의 직접 참여가 제한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인수금융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설립 1년차를 맞기 전에 순손익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이 회사가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투자설명회(IR)에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한국 리테일 시장의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고객을 위한 우수한 금융상품을 발굴하고 공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는데 그 해답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미국 투자기관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등 약 1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뉴욕=김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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