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총선 2주 앞둔 멕시코, 정치인 상대 총격 잇따라
다음달 2일(현지시간) 대선과 총선을 치르는 멕시코에서 정치인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멕시코 치아파스 주 남부 소도시인 마파스테펙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최소 5명이 사망했다. 주 검찰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날 새벽 5명은 현장에서, 1명은 병원에서 치료 중 각각 숨졌다”며 “피해자들은 고속도로 주유소에 정차 중인 차 안에 있었고, 차량에는 탄흔이 여러 개 발견됐다”고 했다.
사망자는 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 정당인 등으로, 니콜라스 노리에가 시장 후보 선거 유세를 마치고 이동 중 변을 당했다고 현지 매체 등은 전했다.
노리에가 후보는 이날 SNS에 “저는 비겁한 방식으로 목숨을 빼앗긴 제 친구들의 죽음을 깊이 애도한다”며 “우리들 중엔 삶을 사랑하고 선을 행하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악은 결코 우리 마음속에 군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리에가 후보는 주 검찰과 달리 사망자가 5명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는 치아파스의 비야코르소 지역에서 여당 시장 후보인 로베르토니 오로스코의 선거 캠페인을 돕던 3명이 괴한의 공격으로 숨졌고, 지난 16일엔 멕시코·과테말라 국경에서 약 125㎞ 떨어진 라콘코르디아에서 야당 소속 루세로 로페스 시장 후보와 소속 정당인 등 6명이 매복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사망자 중엔 어린 소녀도 있었다고 한다. 다른 일부 매체는 이 사건 사망자를 7명으로 보도했다. 최소 14명, 최대 16명이 나흘 새 목숨을 잃은 것이다.
레포르마 등 현지 언론은 반복된 총격 사건의 원인으로 ‘마약 카르텔’을 꼽고 있다.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들은 지방 정부 관리나 돈 많은 사업가 등을 상대로 보호금 명목의 금품 갈취를 시도하는데, 선거 기간만 되면 이를 막으려는 정치인들이 ‘눈엣가시’라는 것이다. 특히 치아파스는 양대 카르텔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지역으로, 최근엔 갱단이 수익성이 큰 불법 이주 및 마약 밀수 경로의 통제권을 확보하고자 정치인들을 압박한다는 분석이 있다.
비정부기구(NGO) ‘데이터 시비카’는 지난해 9월 이후 정치인 사망자가 최소 24명이며, 친척과 다른 피해자까지 포함할 경우 사망자 수가 5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고 AFP는 전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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