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엠에스오토텍, 중처법 조사 중…10톤 철판코일에 근로자 사망

고용노동부 “각자대표 2명 대상 경영책임자 파악 중”

(시사저널=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고용노동부 ⓒ연합뉴스

경북 경주시 한 공장 크레인에서 10톤 코일이 떨어지는 사고(시사저널 5월13일자 보도)로 근로자 1명이 숨지자 고용당국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법 위반에 대한 정부의 엄정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도 안전 준수 사항 준수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경주시 황성동 엠에스오토텍 황성공장 크레인에서 10톤 코일이 떨어져 50대 근로자 A씨를 덮쳤다. 사고는 동료의 신고로 접수됐는데, 소방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외상성 심정지가 온 상태였다.

소방은 의료 지도 하에 A씨를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 경찰에 인계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유를 단정짓기 애매하지만 크레인에 걸려 있던 코일이 기울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와 관련 고용노동부 대구지청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인데, 이 업체 2명의 각자 대표를 대상으로 경영 책임자가 누군지 찾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통상 경영책임자인 대표이사를 조사해 책임 소재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경영책임자 판단 시 법인의 범위를 넘어설 수 있는 지에 대한 질문에 이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고 한다면 그 위에 어떤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이 있을지를 판단해야 되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런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도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관련 내용은 초기에 파악했다"면서 "(안전관리자 교육 등) 전반적으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주시도 해당 업체에 대한 안전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사망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법이다. 

고용노동부도 엄정 처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성희 차관은 올 2월 경기 포천에서 근로자가 코일에 깔려 숨진 사고와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엠에스오토텍 관계자는 이달 16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유족 측과의 합의라고 생각한다"며 "원만한 합의를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후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이 관계자에게 관련 부서의 연락을 요청했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