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엔화' 다시 시작된 엔테크…휴가 전 일본여행족도 산다

김남이 기자 2024. 5. 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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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 100엔당 870원까지 떨어지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4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만 10조4800억원에 이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1조2034억엔(약 10조4800억원)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해 217억엔(약 19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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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엔화예금 잔액 추이/그래픽=김다나


엔화가 100엔당 870원까지 떨어지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4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만 10조4800억원에 이른다. 엔테크(엔화를 이용한 재테크)족의 저가 매수와 함께 여름 휴가 준비를 위한 엔화 매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1조2034억엔(약 10조4800억원)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해 217억엔(약 19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월 말 1조1614억엔까지 늘었던 엔화 예금은 지난 3월 1조1557억엔으로 줄었으나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

엔화 예금이 이달 들어 10영업일 만에 19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은 지난달 중순 100엔당 900원을 넘어섰던 엔화 가격이 지난 16일 869.34원(하나은행 매매기준율 종가 기준)까지 떨어져서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6개월 만에 870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 엔화가 100엔당 900원선에 근접했을 때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으나 이달 들어 870원대로 떨어지자 엔테크족의 저가 매수가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일본 여행에 대비한 엔화 매수도 상당한 것으로 본다.

엔화는 지난달 말 1달러당 160엔까지 하락하며 '슈퍼 엔저'를 기록 중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이 160엔을 돌파한 것은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이다.

다만 엔화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원/달러의 영향을 함께 많이 받는다. 지난달 원화도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엔화 약세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원화가 1달러당 1355원대까지 내려오면서 엔화도 함께 하락했다.

엔화 약세가 계속되자 일본은행(BOJ)이 예상보다 금리를 빨리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8일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한다면 시장 기대보다 더 빨리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엔화 가격 상승 기대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엔테크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엔화 약세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주는 영향이 큰 데,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계속해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엔저와 함께 일본 여행 인기로 환전 수요가 늘면서 은행권에서는 환전 수수료 무료 카드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미 하나, 신한, KB금융이 환전 수수료 무료 카드를 내놓았고, 우리금융도 조만간 무료 환전 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Sh수협은행도 이달 말까지 비대면 환전 시 100% 환율 우대를 해준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에서 엔화를 살 때는 수수료가 없지만 원화로 바꿀 때는 수수료가 부과된다"며 "최근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필요한 만큼만 환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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