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약재배 벌마늘 수매 안하면 시장교란"…농협, 도 지원 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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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산 제주 마늘 수매에 들어간 농협이 비계약재배 벌마늘(2차 생장) 피해 물량을 놓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 같은 실정에 대정농협은 제주특별자치도에 운송비, 저장비, 수매대금 이자 등 총 14억6000만원만 지원해 주면 1000톤 기준 24억원을 들여 1㎏당 2400원에 비계약재배 농가의 벌마늘까지 수매하겠다고 건의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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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마늘도 ㎏당 2400원 수매…비계약 물량도 수매될까
(서귀포=뉴스1) 오미란 기자 = 올해산 제주 마늘 수매에 들어간 농협이 비계약재배 벌마늘(2차 생장) 피해 물량을 놓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당장 수매하지 않으면 조만간 저가 공세로 인해 시장교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일 오전 찾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농협 유통사업소에서는 올해산 제주 마늘 수매작업이 한창이었다. 대정읍은 올해 도내 마늘 생산예상량 1만6625톤의 절반을 차지하는 도내 최대 마늘 주산지로, 대정농협은 이날 도내 농협 중 가장 먼저 수매에 들어갔다. 수매단가는 1㎏당 3800원이었다.
이곳에서도 골칫거리는 어김없이 '벌마늘'이었다. 잦은 강우와 높은 기온, 일조량 부족 등의 이상기후로 마늘쪽에서 다시 싹이 돋아 벌어지는 2차 생장 피해를 본 마늘들이다. 먹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헐값에 팔리는 게 바로 벌마늘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정한 벌마늘 수매단가는 1㎏당 1920원이지만, 대정농협은 하품(下品·4㎝ 이하) 수매단가인 1㎏당 2400원에 벌마늘을 수매하기로 했다.
정부가 최근 농업재해로 인정할 정도로 이번 벌마늘 피해가 유례 없이 극심한 만큼 농가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제주도 농업기술원이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이틀간 조사한 결과 서귀포시 벌마늘 발생률은 전국 최고 수준인 64.1%다.
문제는 비계약재배 농가들의 벌마늘이다.
계약재배 농가가 대부분인 도내 다른 지역과 달리 대정읍에는 도내 마늘 생산 예상량의 54%(9000톤)에 달하는 비계약재배 물량이 몰려 있는데, 현재 대정농협은 이 비계약재배 농가의 벌마늘까지 수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사흘이면 수매작업이 거의 마무리되는 만큼 당장 이를 수매하지 않으면 헐값으로 일반 유통업자들에게 넘어가 먼저 저가에 시장에 풀려 버리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현재 정부는 오는 8월16일까지 계약재배 농가로부터 수매한 벌마늘을 격리하기로 한 상태다.
이 같은 실정에 대정농협은 제주특별자치도에 운송비, 저장비, 수매대금 이자 등 총 14억6000만원만 지원해 주면 1000톤 기준 24억원을 들여 1㎏당 2400원에 비계약재배 농가의 벌마늘까지 수매하겠다고 건의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농협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시장교란에 이어 전량 폐기까지 감안해야 하는 엄청난 위험을 안고 의사결정을 했는데 도는 복지부동이다. 아무 움직임이 없다"면서 "차라리 '대정농협이 수매하면 차후 보상해 주겠다'는 말이라도 해 줬으면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수매작업이 오늘 시작된 만큼 일주일 정도 상황을 지켜보며 실질적인 벌마늘 발생률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그에 맞춰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지, 어떤 방식의 지원이 필요한지를 종합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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