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열흘 만에 왜 자백? 법조계가 본 金의 변호 전략은...

“마시긴 마셨지만 아주 조금 마셨다고 할 수도”

트로트 가수 김호중./뉴스1

음주운전 및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뺑소니 사고 10일 만에 혐의를 시인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구속 수사를 피하기 위해 일단은 떠밀리듯 한 자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실제 기소 후 법정에서 무죄를 다투며 “술을 마시긴 마셨지만 아주 조금 마셨다” “마셨지만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식으로 혐의를 교묘하게 빠져나갈 변호 전략을 세우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뺑소니 사고 10일 만에 김씨가 음주운전을 인정한 이유는 구속 수사를 피하고 감형을 위한 목적으로 파악된다고 한다. 경찰은 김씨와 소속사 등이 조직적인 증거 인멸을 시도한다고 보고 구속 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나 김씨와 술자리에 동석한 주변인들 진술 등을 보강해 김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물증과 정황 증거 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 부장 판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 수사하는 단계에서 자백으로 ‘자백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씨가 사건 발생 초기에 바로 혐의를 인정하진 않았지만, 재판 중에 진술을 번복한 것도 아니고, 1심에서 부인하다가 2심에서 인정한 것도 아니라 재판 전 단계라 양형에 유리한 정상이 될 수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한편 “수많은 정황 증거에 떠밀리듯 뒤늦게 한 자백”이라며 “실제 조사 과정에서 마시긴 마셨지만 아주 조금만 마셨다”는 식으로 혐의 자체를 교묘하게 피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 출신인 법무법인 동인의 조주태 변호사는 “김씨에 대한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 시각에는 술이 깬 상태였다고 말하며 혐의를 비껴갈 가능성도 있긴 있다”며 “동행한 사람들이 많이 마셨고, 김씨는 적게 마셨다고 변명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도 “김씨가 현장에서 도주한 탓에 경찰이 음주 측정 수치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김씨 측도 알고 있다”며 “19일 음주 사실을 시인한 것은 여론을 의식한 전략적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법정에선 음주 사실은 시인하되 ‘적게 마셨다’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식으로 음주 운전 혐의를 교묘하게 빠져나가며 다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김씨가 음주운전을 시인한 이유는 술을 마신 절대량이 국과수 감정 결과 등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물증에 반하게 되고, 사회적 비난 여론은 물론 양형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키 173cm에 몸무게 90kg이 넘는 거구로 알려진 김씨에겐 마신 술의 절대량이 일반인에 비해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식의 ‘빠져 나갈 공간’을 김씨 측이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