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문제삼는 시민단체..."계획 이상 無, 경쟁 활성화 소임 다할 것"

황국상 기자 2024. 5. 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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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통사 출범을 앞둔 '스테이지엑스'가 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베서더 서울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한 가운데 서상원 대표가 잠시 목을 축이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와 시민단체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양측의 공방이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시민단체 측은 스테이지엑스의 재정능력과 사업계획의 신뢰성에 계속 문제를 제기한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시민단체의 지적에 일일이 반박하며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능력·사업계획 의구심" vs "계획 바뀐 것 없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이동통신은 소비자의 통신 기본권을 책임지는 기간통신 사업"이라며 "예상되는 문제점이 있거나 제도적 미비로 시민사회나 언론 등 다양한 검증이 필요하다면 사회적 수의 과정을 거쳐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뒤 추진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테이지엑스에 요청한 '추가 자료'와 '기제출된 서류'의 적정성 검토에 한 점의 의구심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검토 결과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면 이번 제4이통 정책은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게 최선일 수 있다"고 했다.

지난 7일 스테이지엑스가 정부에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낙찰대금의 10%(430억원)를 납부하는 과정에서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데 대한 지적이다. 왜 당초 예정한 대로 '2000억원'의 자금을 모으지 못한 것이냐는 것이다. 서울YMCA는 스테이지엑스가 결국 혈세인 정책금융에 의존하려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스테이지엑스가 전국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기존 이통3사의 망을 로밍해야만 하는데 로밍기간이 끝난 후 스테이지엑스는 전국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졌다.

이에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이용계획서 제출부터 현재까지 자본금 규모 및 조달 계획을 변경한 바 없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며 "정책금융은 현재 구체적 이용 계획이 없고 정부와 세부안에 대해 논의한 바도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스테이지엑스는 지난 10일 초기 자본금 2000억원, 금융권 조달 2000억원, 시리즈A 투자유치 2000억원 등 총 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확인한 바 있다. 이달 500억원의 증자는 기존 계획의 일환일 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내년 상반기 중 28㎓(기가헤르츠) 주파수 기반 리얼5G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주파수 할당 후 올 하반기부터 적극적인 망 투자와 관련 인력 채용으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며 정부와 협의해 전국망 구축도 성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주파수 대금 납부 때도 논란... 재정·사업계획 의구심
20일 서울YMCA 시민중계실이 배포한 논평 캡쳐
스테이지엑스는 옛 카카오 계열 알뜰폰(MVNO) 사업자 스테이지파이브를 주축으로 결성된 제4이통 사업자 컨소시엄의 이름이자 지난달 출범한 법인이다. 기존 이통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들이 사업성 부진을 이유로 28㎓ 대역 사업권을 반납했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 대역에 대한 주파수 경매를 진행했다. 스테이지엑스는 막판 진행된 경매에서 4301억원에 28㎓ 대역 주파수를 단독 할당받았다. 스테이지엑스는 5년에 걸쳐 주파수 경매비용 분할 납부, 통신설비 의무분 투자 등에 612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달 7일 스테이지엑스는 야놀자, 더존비즈온 등 주주사 납입금과 자체 자금 등 500억원의 자금을 유상증자로 조달하고 이 중 430억원을 주파수 경매대가 10% 납부에 썼다.

서울YMCA는 증자가 끝난 후 사흘이 흐른 지난 10일 논평을 통해 "(증자로 조달한) 500억원은 본인들이 누차 공언한 '2000억원'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며 "전문가들이 수차 제기한 스테이지엑스의 재정적 능력 부족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공공재인 주파수를 활용하는 제4이통이 벤처기업의 실험장이자 놀이터일 수는 없다"며 "과기정통부는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도 결단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이 스테이지엑스의 시장진입 후 실패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막을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같은 날 스테이지엑스는 즉각 반박문을 통해 "500억원 외 설비·서비스 투자를 위한 자금 1500억원은 3분기 내 증자가 예정돼 있고 등록세를 비롯한 금융비용을 고려해 필요한 시점에 순차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라는 점은 수차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IT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선도해 온 벤처기업을 폄하하는 표현에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춰 새로운 통신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로 제4이동통신사업에 도전하고 있다"며 "그간 고착화된 통신산업 내의 시장 경쟁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가계통신비 절감과 국가 차원의 고주파대역 기술 선도,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고 이를 증명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스테이지엑스를 둘러싼 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지난 1월말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된 후 재정 능력과 향후 사업계획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돼 왔음에도 컨소시엄 구성기업 현황 등에 대해 명쾌하게 공개된 게 없었기 때문이다. 스테이지엑스가 시장의 의구심을 하나하나 해소하며 스스로를 시장에 증명하기 전까지는 진통이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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