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강사, 늘봄학교 체제에서 “수익 40%가 줄었다”
초등학교 방과후강사 2명 중 1명은 월 수입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늘봄학교 도입 이후 학생이 줄었거나 강사료 체계가 바뀌어 수입이 준 방과후강사들도 전체 70% 수준으로 나타났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는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교육공무직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과후학교 강사 11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2명 중 1명(50.9%)은 월 평균 수입이 20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액수다. 방과후학교에서 우쿨레레와 기타를 가르치는 임준형 조합원은 “13년 전에 제가 방과후강사를 시작했을 때의 강사료와 현재 강사료 지급액이 같다”고 했다.
올해 늘봄학교 도입 이후 ‘학생이 줄었거나 강사료 체계가 바뀌어 수입이 줄었다’고 답한 이들은 전체 응답자의 73.7%였다.
방과후강사들의 수입이 줄어든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혼재됐다. 정부가 당초 2025년 도입 예정이었던 늘봄학교 시행을 올해 1학기로 갑자기 앞당기면서 학생들이 늘봄학교로 몰렸다. 교육공무직본부 측은 기존에 방과후학교를 신청했던 학생들이 늘봄학교로 빠지면서 방과후강사들의 수입이 감소했다고 했다.
이진욱 교육공무직본부 방과후학교강사 전국분과장은 “학교와 방과후학교로 계약을 맺은 방과후강사들은 시간대 중복 등으로 늘봄학교를 맡을 수 없었다”고 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8.4%(735명)는 ‘방과후학교 수업과 늘봄학교 프로그램 시간이 겹치거나 맞지 않아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맡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다른 이유는 늘봄학교의 낮은 강사료 때문이었다. 기존 방과후학교에서는 학생수가 많을수록 강사료가 늘어나는 구조였는데 늘봄학교에선 시간당 4만원 안팎으로 강사료가 책정된다. 임준형 조합원은 “학교 측 요청으로 방과후학교에서 맡았던 수업을 그대로 늘봄학교로 전환했더니 기존 수익의 60% 수준으로 감소한 방과후강사도 있었다”고 했다. 늘봄학교 강사료는 5만~6만원이 적절하다는 의견(33%)이 가장 많았다.
늘봄학교는 방과후 교육과 돌봄을 통합한 프로그램이다. 기존 방과후학교가 수익자부담 원칙이었던 데 반해 늘봄학교는 비용 전액을 정부가 비용을 부담한다.
방과후강사들이 늘봄학교 체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방과후강사의 48.3%는 ‘유지는 하되 많은 보완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9일에서 지난 13일 사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90.6%(1072명)는 여성이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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