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후쿠시마 핵폐수 검증 제대로 안해” 서울대 교수 국제학술대회 논문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제대로 된 안전검증 없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지지했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와 최무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지난달 4월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북아프리카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제34회 국제산업보건학회(ICOH)에서 이 같은 내용의 포스터 논문을 게시했다고 20일 환경보건시민세터가 밝혔다.
백 교수와 최 교수는 보고서에서 “IAEA가 일본의 핵 폐수 해양투기 강행 직전인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는 일본 정부의 투기계획을 검증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본에 대해 안전검증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IAEA가 최종보고서에서 해양투기물에 포함된 방사능 핵종 목록과 검증원칙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2011년 후쿠시마 핵사고로 발생한 환경오염에 핵 폐수 해양투기가 추가로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도 IAEA가 검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AEA는 후쿠시마 핵 폐수의 해양투기가 기후위기, 해류변화, 생물군 이동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해야 하고, 특히 장기 노출에 의한 영향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 측은 학회 측에 구두발표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아 포스터 형태로 논문이 발표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터 발표란 연구자들이 연구 논문을 요약한 포스터를 설치하고, 그 앞에서 질의에 답하는 식으로 논문을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IAEA는 지난해 7월4일 “포괄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일본이 선택한 다핵종제거설비(ALPS)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접근 방식과 활동이 국제적인 안전기준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본 도쿄전력은 이를 근거로 지난해 8월부터 해양 방류를 시작해 이달 7일까지 5차에 걸쳐 총 3만9000t의 오염수를 방류했다. 지난 16일엔 오염수 6차 해양 방류를 진행 중이다. 이번 방류는 다음 달 4일까지 진행되며 방류량은 7800t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이날 정오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의 도쿄전력이 IAEA와 함께 원자력 국제 마피아로서 깡패와 같은 짓을 계속해오고 있다”면서 “후쿠시마 해양투기로부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국의 지리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가 미온적이고 사실상 후쿠시마 해양투기를 두둔해온 것에 대해 비판한다”고 말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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