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부산 전차’가 동아대 캠퍼스서 손님 맞는 사연

김영동 기자 2024. 5. 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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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초등학교) 다닐 때는 차비 15전이 아까버서 전차를 못 탔다."

지난 17일 부산 동아대 부민캠퍼스에 있는 '부산 전차' 안에서 김정욱(73)씨가 추억에 잠겼다.

1960년대부터 30년간 부산의 대표적 신발 제조업체였던 '태화고무' 간판과 온천장~동래~서면~부산역~시청~재판소~(구덕)운동장까지 이어지는 노선 안내판이 전차 바깥 벽면에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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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부터 시민 공개, 하루 20명 선착순 탑승
‘부산 전차’ 모습. 김영동 기자

“국민학교(초등학교) 다닐 때는 차비 15전이 아까버서 전차를 못 탔다.”

지난 17일 부산 동아대 부민캠퍼스에 있는 ‘부산 전차’ 안에서 김정욱(73)씨가 추억에 잠겼다. 전차를 타고 60년 세월을 거슬러 간 듯 “1960년대엔 야구부 경기가 있을 때만 학교에서 요금을 지원해줘서, 서면에서 구덕운동장까지 전차를 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씨가 탄 전차는 동아대가 지난달 30일부터 내부를 개방하고 있는 전시용 전차다. 당연히 운행은 안 한다. 매주 월~금요일 오후 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시민에게 개방되는데, 차체의 관리·보존을 위해 하루 20명까지만 탈 수 있다.

부산 전차는 길이 14m, 높이 3.2m, 너비 2.4m에 무게가 20여t에 달한다. 전차 안에는 2명씩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양쪽으로 12개씩 놓여 있다. 1960년대부터 30년간 부산의 대표적 신발 제조업체였던 ‘태화고무’ 간판과 온천장~동래~서면~부산역~시청~재판소~(구덕)운동장까지 이어지는 노선 안내판이 전차 바깥 벽면에 붙어 있다.

부산 전차는 1927년 4월 미국 신시내티에서 생산됐다. 미국 애틀랜타시에서 20여년 동안 운행되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6월 국제연합민사지원단의 원조 물품으로 부산에 들어왔다. 시민의 발 구실을 하던 이 전차는 1968년 5월을 마지막으로 운행을 멈췄다. 부산의 대중교통 환경이 시내버스 중심으로 개편되면서부터다.

부산 전차 내부 모습. 김영동 기자

부산 전차는 1969년 2월 정재환 당시 동아대 총장이 실험·실습용으로 쓰기로 하고 전차 운영회사로부터 기증받아 구덕 캠퍼스로 옮겨왔다. 동아대는 전차 보존을 위해 전차 전·후면부 철판과 지붕, 내부 목재를 완전히 교체하고 도색작업을 진행하는 등 대대적으로 수리해 보관하다 2010년 이 전차를 부민캠퍼스로 옮겼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미국제 전차로 1950~60년대 부산 시민 생활상이 담긴 유산이라는 평가를 받는 부산 전차는 2012년 4월 국가등록유산으로 지정됐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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