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삼전이랑 카카오 사 놨어”…용돈 대신 주식 받는 요즘 애들 이유 있었네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4. 5. 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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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여 전까지만 해도 A, B씨처럼 자녀 주식계좌 개설을 위해 부모들이 골머리를 앓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불과 몇 년 사이 미성년 계좌 개설이 유독 활발해지고 있는 건 지난해 4월 법정대리권을 가진 부모가 비대면 방식으로 자녀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이 개편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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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위탁계좌 개설 수 1년 사이 48.59%↑
금융위‘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 개편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요 폭발적 증가
여의도 증권가 [이승환 기자]
# A씨는 자녀 주식계좌 개설을 위해 증권사에 전화 연결을 했지만 긴 대기 시간 끝에 결국 계좌를 개설하지 못하고 포기했다.

# B씨는 자녀 주식계좌를 만들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 도장, 등본, 보호자 신분증 등을 가지고 은행을 찾았지만 끝내 주식계좌 만들어주기에 실패했다. 증권사마다 필요한 서류가 달라 추가 서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B씨는 은행에 몇 차례 걸음 한끝에야 자녀 주식계좌 만들어주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불과 2년여 전까지만 해도 A, B씨처럼 자녀 주식계좌 개설을 위해 부모들이 골머리를 앓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한층 자녀 계좌 만들기를 손쉽게 전격 개편했기 때문이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작년 5월 2일부터 올해 5월 2일까지 1년간 상위 5개 증권사(미래, 한국투자, 삼성, KB, NH투자증권)의 합산 미성년 위탁계좌 개설 수는 39만2136건에 달한다. 직전년도 연간 미성년 위탁계좌 개설 수 26만3902건 대비 48.59% 증가한 수준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3월 27일 미성년 고객 수가 48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19년 당시 키움증권의 미성년 고객 수가 4만명이 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상승률이다.

불과 몇 년 사이 미성년 계좌 개설이 유독 활발해지고 있는 건 지난해 4월 법정대리권을 가진 부모가 비대면 방식으로 자녀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이 개편됐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금융규제혁신 추진 방향’ 이행을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시행했다. 부모가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에서 비대면으로 미성년 자녀의 계좌를 대신 개설할 수 있게 해 각종 서류 등을 가지고 영업점 방문이나 증빙서류 사본을 첨부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서다.

부모의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를 준비한 뒤 앱에 접속하면 자녀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각 사마다 계좌 개설 방법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지점을 직접 찾아가지 않고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빅테크 기업들의 증권업 진출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가 맞물렸던 점도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 개편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KEB하나은행·KB국민은행·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식계좌를 보유한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지난 2018년 18만7532명에서 2020년 60만1568명으로 2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비대면의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고객의 편의성까지 더해지며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작년부터 미성년 계좌 개설이 증권사별로 순차적으로 가능해지면서 그동안 지점방문 등이 불편했던 고객들이 자녀들의 계좌를 개설했다”며 “증권사들은 자녀 계좌개설의 목적이 사전증여, (국내외) 주식 장기투자로 인한 자본차익 등에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계좌개설 이벤트를 진행한 점이 증가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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