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벌마늘 피해"…제주, 수매가 600원 올랐지만 '농민 한숨'

우장호 기자 2024. 5. 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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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제주 마늘 주산지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40년 이상 농사를 지는 김모(72)씨는 "겉으론 멀쩡해도 전부 벌마늘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해보다 오른 수매가격도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수매가가 1㎏당 3800원으로 지난해보다 600원 올랐지만, 생각지도 못한 '벌마늘'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벌마늘' 피해는 4월 중순부터 관측됐다.

남부에서 북부에서 생육이 진행됨에 따라 '벌마늘'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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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서 마늘 첫 수매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2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농협유통센터에서 전국 첫 마늘 수매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조사 결과 제주지역 벌마늘 발생률은 총 57.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벌마늘은 줄기가 생장을 멈추지 않아 이른바 '2차 생장'으로 인해 쪽 개수가 상품보다 두배 가량 많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2024.05.20.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매년 농사짓기도 어려운데 벌마늘까지 생겨나니 마농(마늘의 제주어) 농사 그만할까봐요"

20일 오전 제주 마늘 주산지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40년 이상 농사를 지는 김모(72)씨는 "겉으론 멀쩡해도 전부 벌마늘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해보다 오른 수매가격도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대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이뤄진 전국 첫 마늘 수매 현장에는 농민들의 한숨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수매가가 1㎏당 3800원으로 지난해보다 600원 올랐지만, 생각지도 못한 '벌마늘'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벌마늘'은 마늘 줄기가 생장을 멈추지 않는 이른바 '2차 생장'으로 인해 쪽 개수가 상품보다 두배 가량 많아지는 현상이다. 벌마늘은 소비자들이 먹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상품성이 떨어져 소득감소의 원인이 된다.

'벌마늘' 피해는 4월 중순부터 관측됐다. 피해는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제주도 전역으로 번졌다. 남부에서 북부에서 생육이 진행됨에 따라 '벌마늘'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했다.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2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농협유통센터에서 전국 첫 마늘 수매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조사 결과 제주지역 벌마늘 발생률은 총 57.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벌마늘은 줄기가 생장을 멈추지 않아 이른바 '2차 생장'으로 인해 쪽 개수가 상품보다 두배 가량 많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2024.05.20. woo1223@newsis.com

원인은 '이상 기후'로 추정된다. 생육 상황이 전반적으로 전년과 평년 수준과 비슷하지만, 겨울철 따뜻한 기온과 강수량 증가로 통상 6∼9개인 마늘쪽이 11∼12개씩 분화한 벌마늘 생산이 이어졌다.

피해 면적은 지난해(5% 이내) 대비 10배 이상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조사 결과 피해 면적은 전체 농가의 57.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례 없는 피해가 확산하면서 마늘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의 움직임도 보인다. 제주농협은 올해 마늘 재배면적은 1088㏊를 기록했지만, 내년도는 1000㏊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산 도내 마늘 생산량은 1만6625t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간 평균 생산량 2만5334여t을 31.1%나 밑도는 셈이다.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2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농협유통센터에서 전국 첫 마늘 수매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조사 결과 제주지역 벌마늘 발생률은 총 57.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벌마늘은 줄기가 생장을 멈추지 않아 이른바 '2차 생장'으로 인해 쪽 개수가 상품보다 두배 가량 많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2024.05.20. woo1223@newsis.com

강성방 대정농협 조합장은 "농가에서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농민들의 고충을 고려해 작년도 수매단가(3200원)보다 600원 더 높게 책정했다"면서 "단가를 생산비보다 높게 책정해 (농가에서)재배면적을 유지하게끔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조합장은 "마늘 작황은 농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마늘농가가)올해 정도로 유지돼야 다른 월동채소도 적정하게 재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벌마늘에 대한 농업재해를 결정, 피해 농가는 1㏊(3000평)당 농약대 250만원, 다른 품종 파종비(대파비) 55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농가들은 '본전치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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