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쉬' 방문자, 아마존 제쳤다…통계에 잡힌 중국몰 대공습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5. 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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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계업체 "3사 방문자수 합해 아마존 넘어서"…
중국 전자상거래 수출 작년 20%↑ 국가 무역 견인
[인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16일 인천 인천공항본부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세관 관계자가 중국 전자상거래기업들의 장기 재고 화물을 정리하고 있다. 2024.05.16.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올들어 순방문자수로 세계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을 넘었다는 미국 현지 통계가 나왔다. 제재 대상이 되고 있지만 틱톡의 틱톡샵도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어 이들 '네 마리 용'의 강력한 해외시장 공습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현지 경제매체 차이신은 20일 미국 통계사이트 시밀러웹(SimilarWeb) 데이터를 인용해 1분기(1~3월) 전세계 월평균 순 온라인 방문자 수가 테무 1억8500만명, 알리익스프레스 1억6400만명, 쉬인 8000만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다. 3사 합쳐 4억2900만명으로 아마존의 4억2800만명을 처음으로 제쳤다는 게 시밀러웹의 설명이다.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이들 3사의 점유율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기준 미국 시장의 전자상거래 침투율은 22%로 중국의 27%에 크게 못 미친다. 여전히 성장잠재력이 있다는 의미다.

중국 기업들의 진출로 인해 미국 시장의 구조개편이 이미 이뤄지고 있는 정황도 포착된다. 미국에선 지난 4월 초 미국판 다이소 격인 '99센트온리스토어'가 전국 371개 체인점을 모두 폐쇄하고 창립 40여년 만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저가 유지 난관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정타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무차별 저가 공습이었다.

HSBC 아시아태평양 인터넷 연구그룹 샬린 리우 책임은 "중국은 국경 간 전자상거래 시장을 개척할 때 먼저 저가제품으로 시작하는데, 테무를 예로 들면 제품이 60%에서 최대 80%까지 저렴하게 느껴진다"며 "이후 평균적으로 아마존보다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하면서 전체 사용자를 늘려간다"고 말했다.

이들의 가장 혁신적인 점은 무역의 문턱을 아예 없애버렸다는 점이다. 해외 판매를 엄두도 내지 못하던 상인들을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대거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성장세는 상상을 초월한다. 대표적으로 테무 모회사인 핀둬둬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늘어난 2476억3900만위안(약 46.4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1분기 58%이던 전년 동기 대비 분기성장률은 4분기엔 무려 123%에 달했다.

핵심은 역시 박리다매다. 지난해 3월부터 테무에 보온병 납품을 시작했다는 저장성 소재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차이신에 "가격이 낮을수록 판매 권한이 커지고, 최종적으로는 거의 독점 트래픽을 갖게 되는 구조"라며 "매달 전월 대비 20% 이상 매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익률이 낮고, 판매 후 품질문제 등으로 언제든 벌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라고 말했다.

알리바바 /사진=로이터

기업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지만 중국 정부엔 이만한 효자가 없다. 중국의 지난해 총 수출액은 23조7700억위안(약 4458.3조원)으로 전년 대비 0.6%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전자상거래 수출액은 1조8300억위안으로 19.6%나 늘었다. 전체 수출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 8%에 육박했다. 전자상거래가 없었으면 마이너스 성장할 뻔했다는 의미다.

전자상거래 수출을 모두 3사가 책임진 것은 아니지만 중국 내에선 약 절반 정도가 이들 플랫폼을 통해 수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 제재를 받고 있는 틱톡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틱톡샵도 본격적인 해외 공략을 선언했다. 틱톡의 지난해 GMV(총상품거래량)는 약 136억달러로 쉬인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틱톡샵이 본격 가동되면 이 규모가 얼마나 커질지는 가늠이 어렵다.

미국 펀드 루핀캐피탈(Lupine Capital) 소속 중국인 비안샤오난 파트너는 "미국 내에는 (정치적 이유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감안하더라도 알리, 테무, 쉬인이 아마존의 가장 큰 경쟁 상대가 됐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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