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김호중, 거짓말이 불러온 초대형 스노우볼
가수 김호중이 사고를 낸 지 열흘 만에 음주 운전 사실을 시인하고 대중 앞에 사과했다. 경찰이 사고 전후 정황을 상세히 파악하고 김호중의 음주 사실을 알아내자 결국 백기 투항을 한 것이다.
김호중은 지난 19일 창원 공연을 마치고 소속사 생각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저는 음주 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음주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
이어 그는 팬카페에도 사과문을 올린 후 "저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인해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아파한다는 걸 직접 겪지 않아도 알아야 어른의 모습이다. 조사가 끝나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김호중의 사과는 지난 9일 최소 사고 발생 이후 소속사 생각 엔터테인먼트와 공모한 일들로 인해 대중의 차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생각 엔터테인먼트는 최초 사고 당시 사고 차량의 운전자로 김호중이 아닌 그의 매니저를 출두시키는 한편, 음주 운전 의심이 짙어지자 "사고 당시에 심한 공황장애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한 매체가 김호중의 모습을 담은 CCTV 영상에 대해 '휘청거렸다'는 표현을 쓰자 이를 "주관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에 음주 운전을 시인하기까지 김호중과 생각 엔터테인먼트가 '생각 없이' 내지른 거짓말로 사건의 규모는 더욱 커졌다. 사고 후 미조치, 운전자 바꿔치기, 블랙박스 훼손으로 인한 증거인멸 혐의까지 받게 됐다. 거짓말이 더욱 거대한 눈덩이가 되어 김호중을 덮치게 된 것이다.
지난 2019년 4월 4일에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가 경찰에 체포된 후 연예인 A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정황이 포착되고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박유천이 '연예인 A 씨'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박유천은 다음날인 4월 10일 대대적으로 취재진을 모아 기자회견을 열고 황하나와의 마약 투약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황하나가 내 앞에서 불법적인 약을 복용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렇게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 건가 두려움에 휩싸였다.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받더라도 제가 직접 말씀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4월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박유천의 다리 체모를 검사한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여론이 뒤집혔다. '뭘 믿고 기자회견까지 열었느냐'는 공분이 일었다.
결국 그는 이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비록 법적인 죗값은 치렀지만, 여전히 이때의 거짓말로 인해 국내 연예계 복귀는 요원한 상태다.
승리는 당시 상습도박, 성매매, 성매매 알선, 성폭력 범죄의 처벌 특례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법률 위반, 특수폭행 교사 혐의 등의 9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후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혐의를 부인하면서 "지난 한 달 반 동안 국민에게 질타받고 미움받고 지금 국내 모든 수사기관이 저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이라며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주는 일은 도저히 저 스스로 용납이 안 된다"고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승리는 본인에게 제기된 혐의 중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지만, 법원으로부터 모두 유죄 판단을 받았다.
먼저 1심 재판부는 승리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승리에게 징역 3년, 추징금 11억 5,690만 원, 신상정보 등록을 선고했다. 이에 그는 즉각 항소했으나 2심에서 혐의를 인정했고, 2심 형량은 절반으로 감형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이런 박유천과 승리의 사례처럼 자신의 지난 커리어를 저울 위에 올려놓고 뱉은 거짓말도 결국 진실이 드러나고 말았다. 김호중의 이번 사건도 앞선 이들처럼 사과의 '적기'을 놓치고 팬들을 기만한 결과로 오래도록 회자할 것 같다.
영화 '달콤한 인생'에 나온 한 캐릭터는 "사과해라. 그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잘못.했.음. 이 네 마디야. 네 마디만 하면 적어도 끔찍한 일은 피할 수 있다"는 명대사를 남겼다. 김호중도, 박유천도, 승리도 언젠가 들통날 거짓말보다 '잘못했습니다' 라는 이 말을 조금이라도 먼저 했다면 어땠을까.
YTN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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