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에서 임무 수행 뒤 녹아 없어지는 다기능 의료로봇

이병구 기자 2024. 5. 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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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인체 내에서 형상을 자유자재로 바꾸고 안전하게 녹아 없어지는 형태의 소프트 의료로봇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고광준 조선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최은표 전남대 기계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이 자기장 등 외부 환경에 따라 움직이며 실시간 체내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소프트 마이크로 의료로봇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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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이끈 고광준 조선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왼쪽)와 제1저자 남명혜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선임연구원. 한국연구재단 제공

국내 연구팀이 인체 내에서 형상을 자유자재로 바꾸고 안전하게 녹아 없어지는 형태의 소프트 의료로봇을 개발했다. 질병 치료나 체외 모델에 쓰이는 등 의생명과학 분야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고광준 조선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최은표 전남대 기계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이 자기장 등 외부 환경에 따라 움직이며 실시간 체내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소프트 마이크로 의료로봇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에 지난달 23일 공개됐다.

소프트 로봇은 살아있는 생물의 행동이나 구조 등을 모방하는 생체모방에 연구가 집중되어 있어 응용 분야가 제한적이다. 특히 생체 적합성과 분해성, 체내 모니터링 정보 확보가 어려운 재료적 한계가 있어 의생명 분야에 응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체내에서 분해되는 천연고분자인 키토산과 자기장에 반응하는 재료인 나노입자를 재료로 활용해 기존 소프트 로봇의 부드러운 움직임은 유지하면서도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했다. 

로봇 표면에는 미세 패턴을 새겨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히 휘어질 수 있도록 했다. 오차는 약 1˚에 불과했다. 로봇은 자기장에 반응해 초속 1.2cm 속도로 이동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도 기존 소프트 로봇처럼 유충이나 손가락, 덩굴 식물 등의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었다.

쥐 실험을 통해 검증한 결과 소프트 로봇의 체내 이동은 엑스선(X-ray) 촬영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다. 임무를 마친 로봇은 독성이나 염증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4주에 걸쳐 서서히 분해됐다.

고광준 교수는 "기존 소프트 로봇의 재료 한계를 극복하고 제한된 응용 분야를 의료 분야로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향후 연구를 통해 질병 치료 및 재생과 체외 질병 모델, 약물 스크리닝과 같은 의생명과학 분야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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