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타니보다 ‘다르빗슈의 날’···미·일 통산 200승, 이제 노모와 박찬호 바라본다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가 미·일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다르빗슈는 2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애틀란타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9개를 던져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샌디에이고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4승(1패)째인 이날 승리는 다르빗슈의 빅리그 통산 107승이자 미·일통산 200번째 승리였다.
다르빗슈는 일본프로야구 닛폰햄에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 동안 93승(38패)을 거뒀다. 2012년 텍사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이날까지 빅리그에서 통산 107승을 더해 통산 200승을 완성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일본 선수 중 미·일 통산 200승을 달성한 투수는 구로다 히로키(203승)와 노모 히데오(201승)뿐이었다. 다르빗슈는 4승만 더하면 미·일 통산 최다승 투수가 된다.
다르빗슈는 5월 들어 무실점 투구 행진도 이어갔다. 1일 신시내티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4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다르빗슈는 일본야구의 자랑이다. 일본의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다음 세대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다르빗슈는 2012년 텍사스에 입단하자마자 16승을 거두며 최고의 투수로 자리했다. 이후 부상을 겪고 몇 번의 이적을 거치며 주춤했으나 끈질긴 의지와 자기관리로, 샌디에이고로 옮긴 2022년 16승(8패)을 거두며 5년 만에 다시 두자릿승수를 회복했다. 올해도 샌디에이고의 에이스로 출발한 뒤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에 풍덩 빠져 있는 일본도 이날은 다르빗슈에게 집중했다. 오타니는 이날 신시내티전에서 이적후 첫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고 LA 다저스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날 일본 NHK는 다르빗슈의 선발 등판 경기를 중계했다.
다르빗슈는 승리 뒤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제 좀 편안하다. (샌디에이고) 팀 동료들은 내 통산 200승에 대해서는 몰랐을 것이다. 무엇보다 앞서 콜로라도에 3연패를 당했는데 오늘 승리로 연승을 해서 기쁘다”며 “닛폰햄과 팬들, 그리고 일본 전체의 응원 속에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걸 기억하고 선수 생활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역대 한국인 선수 중 한·일 통산 200승을 거둔 투수는 아직 없다. 그러나 아시아 투수 중 빅리그 최다승 기록은 박찬호(124승)가 갖고 있다. 빅리그 107승째를 거둔 다르빗슈는 박찬호와 노모(123승)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이 승리한 아시아 투수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샌디에이고의 한국인 타자 김하성(29)은 시즌 6호 홈런을 때렸다.
김하성은 8-0으로 앞서던 7회초 1사후 좌완 레이 커의 4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월 솔로홈런으로 넘겼다. 지난 5일 애리조나전 이후 12경기 만에 홈런과 함께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의 활약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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