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자존심 지킨 17세 이하 여자 대표팀’ 여자 아시안컵 3·4위전에서 중국 꺾고 월드컵 티켓 확보···페어 멀티골 활약

AFC 공식 SNS 캡처

여자축구가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중국을 넘어 6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본선행을 이뤄냈다.

김은정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여자 아시안컵 3위 결정전에서 미국 출신의 혼혈 공격수 케이시 페어(앤젤시티)의 멀티골을 앞세워 중국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3위까지 주는 2024 도미니카공화국 FIFA U-17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올해 초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저조한 경기력,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등 잇따른 부진으로 고개를 숙였던 한국 축구에 모처럼의 희소식이다. 한국이 U-17 여자 월드컵 본선행을 이룬 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2018년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U-17 월드컵은 10월16일 개막한다.

페어는 전반 13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패스를 받은 원주은(울산현대고)이 내준 패스를 쇄도하며 오른발 슈팅으로 밀어 넣었다. 후반 36분 둥위제에게 동점골을 내준 한국은 3분 뒤 페어의 결승골이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후반 39분 상대 수비진의 백패스 실수를 낚아챈 페어는 수비수와 경합을 이겨내고 골키퍼를 넘기는 슛으로 한국에 도미니카공화국행 티켓을 안겼다.

A대표팀에서도 뛰는 페어는 준결승까지는 1도움만 올리는 데 그쳤으나 가장 중요한 3위 결정전에서 멀티골로 활약하며 활짝 웃었다.

결승에서는 북한이 후반 1분에 터진 전일청의 결승 골로 일본을 1-0으로 물리치고 통산 4번째이자 2017년 대회 이후 7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다. 북한은 일본과 이 대회 통산 우승 횟수에서 동률을 이뤘다. 대회 6골을 넣은 전일청은 득점왕에 올랐고, 일본의 미하루 신조가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