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흉상 갈등 ‘더하기’로 푸는 방법도 있다…육사 충무관 앞을 영웅상으로 채운다면?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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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은 삽을 들고 문제의 씨앗을 파내려 든다.
다른 쪽은 "그 씨앗은 문제가 아니다"며 막아선다.
그렇게 문제를 희석해 '농도'를 낮추고 갈등 공간을 다채로운 꽃밭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가 1년 가까이 생도들을 부담스럽게 했던 흉상 문제를 생산적으로 풀어내고 정치투쟁의 공간이 되어 버린 육사를 바로 세우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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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정치부 기자 kokkiri@mk.co.kr
지금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둘러싸고 이어지는 갈등이 딱 이 모습이다. 군과 여권 일각에선 소련 공산당에 입당했던 홍 장군의 흉상이 생도들의 귀감이 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광복회와 야권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무장투쟁에서 빛나는 승리의 역사를 이끈 홍 장군을 색깔론으로 재단해선 안 된다며 맞선다.
2020년대의 잣대로 옳고 그름을 따지긴 어렵다. 논란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지만 어느 쪽도 상대방이 수긍할 수 있는 논리와 근거를 내놓지도 못했다. 홍 장군이 입당했던 그때의 소련 공산당이 현재의 북한 노동당과 사뭇 다른 것도 사실이다. 홍 장군이 남긴 발자취는 육사에 흉상이 들어섰던 2018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다만 달라진 것은 군을 둘러싼 정치권력의 생각과 시각이다.
문제를 없애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문제의 씨앗을 파내기 어렵다면, 주위에 다른 씨앗들을 심는 방법도 있다. 그렇게 문제를 희석해 ‘농도’를 낮추고 갈등 공간을 다채로운 꽃밭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홍 장군 흉상을 그 자리에 두되 우리 역사 속에서 빛나는 장수들의 흉상을 더 많이 설치하면 어떨까. 한민족 역사에는 홍 장군처럼 위기의 순간에 지략과 용맹을 떨쳤던 영웅들이 즐비하다. 육사 충무관 앞을 한국사 전체를 아우르는 영웅들의 흉상으로 채운다면 생도들이 본받을 롤 모델을 늘릴 수도 있을 것이다. 어엿한 예비 육군 장교인 생도들은 누구의 무엇을 본받을지를 따질 수 있는, 충분한 판단력을 갖고 있다. 군 선배들과 사회의 과도한 걱정은 기우일 뿐이다.
육사는 이달 초 정형균 소장이 신임 교장으로 취임하며 변화를 맞고 있다. 정 교장은 취임사에서 “학교의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을 계승하면서 그 추동력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가 1년 가까이 생도들을 부담스럽게 했던 흉상 문제를 생산적으로 풀어내고 정치투쟁의 공간이 되어 버린 육사를 바로 세우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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