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5학번 의대생 7600명 '잃어버린 10년' 맞을 판... 교육부 "선배들이 후배 복귀 도와달라"

홍인택 2024. 5. 2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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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예과 1학년생인 24학번은 올해 3,058명이 입학했지만, 향후 10년 동안 최대 7,625명이 한데 섞여 교육과 수련을 받는 피해를 볼 수 있다.

20일 교육부는 24학번 의대생의 어려운 처지를 강조하며 "의대 1학년을 위해서 선배들이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의대생 전체의 수업 복귀를 호소했다.

이런 피해를 막으려면 24학번뿐 아니라 의대생 전체의 수업 복귀가 필요하다고 교육부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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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피해자'는 올해 신입생 24학번
유급 시 한 학년 7625명, 진급 시 6116명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의대 예과 1학년생인 24학번은 올해 3,058명이 입학했지만, 향후 10년 동안 최대 7,625명이 한데 섞여 교육과 수련을 받는 피해를 볼 수 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집단수업 거부 시위가 유급으로 귀결될 경우 내년 4,567명으로 증원된 25학번 후배들과 같은 학년이 되기 때문이다. 24학번만 수업에 복귀하더라도 바로 위 학년인 23학번이 집단 유급하면 6,116명이 함께 10년을 보내야 해 상황은 '진퇴양난'에 가깝다.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기각에도 의대생 복귀가 요원해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4일 대학입학전형위원회를 열고 의대 증원을 반영한 2025학년도 대학별 전형계획 변경안을 확정하고 30일 발표할 예정이라 의대 증원 절차는 막바지에 다다랐다.

20일 교육부는 24학번 의대생의 어려운 처지를 강조하며 "의대 1학년을 위해서 선배들이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의대생 전체의 수업 복귀를 호소했다. 구연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1학년이 유급되면 증원된 신입생까지 합쳐 7,500명이 6년간 수업을 계속 듣고 이후 인턴, 레지던트에서도 어떤 기수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일 걸로 예상된다"며 "만약 1학년은 진급하고 2학년이 유급한다면 역시 학년이 포개지면서 6,000명이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유급 발생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의대 1학년 학생"이라고 밝혔다.

이런 피해를 막으려면 24학번뿐 아니라 의대생 전체의 수업 복귀가 필요하다고 교육부는 지적했다. 구 대변인은 "이제 고교 생활을 갓 끝낸 새내기에게 너무 힘든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선배들이 1학년을 위해 (수업 복귀)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 특정 학년이 큰 피해를 보지 않게 배려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 총장과 간담회를 갖고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상담을 통해 1학기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뒤늦게 복귀할 때 직면하게 될 어려운 상황을 세심하게 안내해 학생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19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심장학 이론서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의사와 의대생이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지난 16일 서울고법 항고심에서도 각하 및 기각되면서 내년도 의대 신입생 증원은 기정사실화됐지만, 정부와 대학은 의대생을 복귀하게 할 뾰족한 수단을 찾지 못한 상태다. 학년 이수의 최소 요건인 30주 수업을 하반기에 몰아서 진행하는 학년제 학사 운영은 다른 단과대 학생들과 교양수업을 같이 듣는 의대 1학년생을 구제하기엔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들이 의대생 유급을 막기 위해 수강신청 취소, 1학기 유급 적용 예외 등 형평성 논란을 감수하고 '극약 처방'을 검토하는 이유다.

이 부총리가 3월 11일 의대생 대표자에게 대화를 제안했지만 정부와 의대생의 의사소통은 두 달 넘게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다. 40개 의대 의대생 대표자로 구성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전날 "서울고법이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지만 2,000명 증원 시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의학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엔 손을 들어줬다"며 "학생들의 복귀만을 호소하는 오만한 태도를 거두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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