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우린 자주 잊는데" 감기환자 몰려 '신분증 확인' 진료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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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 대기줄이 너무 기니까 신분증은 진료실 들어가기 직전에 확인할게요."
병원과 약국에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는 건강보험 본인확인 의무화제도가 시행된 20일 오전 광주 동구의 한 이비인후과.
이날부터 병·의원, 약국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환자 본인 여부 확인을 위해 신분증 확인을 해야 하지만, 이 병원에선 기존의 방식처럼 이름과 생년월일 확인 절차만 거친 채 진료접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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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접수 대기줄이 너무 기니까 신분증은 진료실 들어가기 직전에 확인할게요."
병원과 약국에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는 건강보험 본인확인 의무화제도가 시행된 20일 오전 광주 동구의 한 이비인후과.
이른 시간이지만 환자 대기석은 앉을 자리 없이 빼곡하게 차 있고 입구에는 마스크를 쓴 환자들이 연이어 밀려왔다.
'접수와 진료까지 얼마나 걸리냐'는 한 방문객의 질문에 병원 관계자는 큰 소리로 "현재 30명이 진료 대기 중이다"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환자들에게 연신 안내했다. 병원 밖까지 늘어선 대기줄에 계속 울리는 전화벨 소리까지 이어지자 병원 관계자들은 한 손엔 전화기를, 한 손엔 볼펜을 들고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부터 병·의원, 약국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환자 본인 여부 확인을 위해 신분증 확인을 해야 하지만, 이 병원에선 기존의 방식처럼 이름과 생년월일 확인 절차만 거친 채 진료접수가 이뤄졌다. 단 신분증 검사는 진료실에 들어가기 직전 이름이 호명될 때 진행했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서 감기환자가 급증한 데다 환자들이 많이 찾는 월요일까지 맞물리면서 접수대기가 붐볐고, 원무과 직원의 휴가까지 겹치면서 혼선이 생긴 탓이다.
병원 관계자는 "월요일이라 환자들이 몰렸는데 인력까지 부족해 기존처럼 신청을 한 뒤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 신분증을 제시해달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본인확인 의무화제도는 건강보험 무자격자가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건강보험 급여를 받는 등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신분증 확인을 거쳐 진료를 받은 시민들은 제도 취지에 대부분 공감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최현영 씨(47·여)는 "본인임을 확인하고 진료를 받으면 그동안 있어왔던 부정수급을 수월하게 막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례 씨(66·여)는 "아무래도 병원을 자주 찾는 건 젊은 층보다 우리다"며 "신분증이나 휴대폰을 깜빡 두고 와도 진료를 받을 순 있다지만, 모든 금액을 다 내야 하는 것도 부담이고 다시 돌려받는 절차 또한 나이가 있는 우리에겐 어려울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씨 말처럼 신분증이 없는 경우에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엔 공단부담금과 본인부담금을 포함한 의료비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 이후 진료 14일 이내에 신분증과 영수증을 지참해 병원을 방문하면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처방전에 따라 약국 약제를 지급하는 경우와 응급환자, 거동 불편자 등 본인확인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예외 사례로 인정된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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