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투성이’ 여고생 숨진 인천교회 “관련 없는 일”… 언급 없이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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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대 의혹 속에 10대 여고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인천 남동구의 교회는 지난 주말 평상시와 다름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예배를 진행했다.
여고생 사망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신도가 구속된 이후 일요일 예배가 처음 열린 지난 19일 오전 이 대형 교회 주차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예배에 참석하려는 신도를 태운 차가 꼬리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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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신도 아냐, 추도예배 없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최근 학대 의혹 속에 10대 여고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인천 남동구의 교회는 지난 주말 평상시와 다름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예배를 진행했다. 해당 교회 목회자들은 물론, 신도들도 학대 의혹에 대해 일절 반응하지 않고 있어 여론의 비난이 쏠리고 있다.
여고생 사망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신도가 구속된 이후 일요일 예배가 처음 열린 지난 19일 오전 이 대형 교회 주차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예배에 참석하려는 신도를 태운 차가 꼬리를 물었다. 교회 건물을 사이에 둔 좁은 농로를 따라 정장을 차려입은 신도의 행렬도 길게 이어졌다.
오전 10시 예배가 시작되자 1000석이 넘는 교회 본당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가득 찼다. 젊은 성가대원들이 흥겹게 찬송가를 부르고 뒤이어 5∼6명의 신도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의 종교적 체험을 간증하자 예배당 안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이어진 담임목사의 설교가 끝날 때까지 2시간여의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얼마 전 이곳에서 발생한 10대 여고생의 죽음은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를 위해 기도를 하거나 애도를 표하지도 않았다.
교회 측은 이날 문화일보 기자의 취재를 못마땅해하면서 제한적으로 예배당에서의 종교적 활동만을 허락했다. 교회 관계자는 “교회 내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은 맞지만, 교회와는 관련이 없다. 숨진 여고생이 등록된 신도도 아니어서 추도 예배를 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이 교회 2층 숙소에서 신도 A(여·55) 씨와 함께 지낸 B(17) 양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진 건 지난 15일. 당시 B 양의 얼굴과 몸에는 다수의 멍이 있었고, 손목에서는 붕대 등으로 결박된 흔적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 양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인을 ‘폐색전증’으로 추정하면서 ‘학대 가능성이 있다’는 구두 의견을 냈다.
경찰은 A 씨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하고 교회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그 사이 B 양의 시신은 세종시에 사는 가족에게 인도돼 지난 18일 장례까지 치렀다. 집 떠나 타지에서 이른 생을 마감한 B 양은 이 교회에서 3개월가량 머무른 것으로 밝혀졌다. 교회 복도를 청소하고 또래 신도들과 어울리는 B 양의 생전 모습은 경찰이 확보한 CCTV에 찍혔다. 하지만 교회 측은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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