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다이어트에 딱"… 무알코올 맥주에 홀린 사람들

김인영 기자 2024. 5.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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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편집자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 고양시 소재의 마트에 배치된 무알코올 맥주의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무알코올 맥주가 그냥 맥주보단 건강할 것 같아서요."

마트 맥주 코너에서 만난 20대 여성 B씨는 무알코올 맥주 구매 사유를 이렇게 말했다.

과거 무알코올 맥주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알코올이 없으면 음료수와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무알코올·저당·저칼로리 맥주의 인기는 남다르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편의점의 올해 1~4월 무알코올 맥주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6.7%, 저칼로리 맥주는 24.5% 증가했다. GS25편의점도 같은 기간 무알코올 맥주와 저칼로리 맥주가 각각 29.9%와 34.1%씩 매출이 올랐다.

무알코올 맥주는 이처럼 과거와 달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MZ세대 마음 사로잡은 무알코올 맥주의 매력


건강을 중시하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무알코올 맥주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 위치한 한 편의점 맥주 코너의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30대 여성 A씨는 최근 무알코올 맥주만 마신다. 무알코올 맥주 선호 이유에 대해 "일반 맥주에 비해 칼로리도 낮고 또 맛도 좀 더 가볍다"고 밝혔다.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마트 맥주 판매대에서 만난 20대 여성 B씨는 무알코올 맥주 구매 사유에 대해 "요즘 다이어트 중이라 무알코올 맥주나 저칼로리 맥주를 주로 마시고 있다"며 "일반 맥주에 비해 무알코올 맥주가 더 건강할 것 같아서 샀다"고 전했다.

MZ세대가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김은지 연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유행에 한몫하는 것 같다"며 "다이어트를 생활처럼 생각하거나 술자리 분위기를 즐기고 싶지만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에게 유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의 인기가 더해지자 주류업계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달 29일 기네스의 무알코올 맥주 '기네스 0.0'을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했다. 칭따오는 지난해 3월 '칭따오 논알콜릭 레몬'을 출시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3월 '카스 레몬 스퀴즈 0.0'을 한정 출시하기도 했다. 특히 오비맥주는 '미켈롭 울트라' 수입에 나서며 저칼로리 맥주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다양한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 출시 이유에 대해 "최근 성분이나 칼로리를 확인하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주류 문화가 바뀐 것도 있다"며 "한 잔을 마셔도 자신이 선호하는 주류를 마시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무알코올·저칼로리·저알코올 등의 주류 소비가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무알코올 맥주, 정말 건강할까?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라고 해서 일반 맥주에 비해 무조건 건강한 것은 아니다. 사진은 하이트 진로의 무알코올 맥주와 오비맥주의 카스 비알코올 맥주의 성분표. /사진=하이트진로, 오비맥주 홈페이지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는 분명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가 정말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라고 해서 당류, 탄수화물 성분이 아예 없진 않다. 무조건 건강한 주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국내에선 무알코올 맥주를 알코올 도수 1% 미만인 주류로 통칭한다. 따라서 무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인 '비알코올' 맥주와 알코올이 포함되지 않은 '무알코올' 맥주로 세분할 수 있다. 알코올이 아예 포함되지 않은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고 싶다면 소수점 한자리까지 확인해야 한다. 알코올 성분이 전혀 없는 제품은 도수가 0.00%로 표기돼 있지만 비알코올 맥주는 0.03~0.05% 알코올이 함유돼 있다.

알코올 성분뿐만이 아니다.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에도 당류, 탄수화물 등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당 성분을 피하려면 성분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김은지 교수는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의 섭취 주의점에 대해 "일반 맥주는 탄수화물이 18g, 당류는 0g인데 H 브랜드 무알코올 제품에는 탄수화물 35g, 당류 15g이 들었다"며 "다른 제품들도 탄수화물과 당 함유가 일반 맥주보다 높다. 따라서 당뇨 위험인 분들은 마시기 전에 꼭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무알코올 맥주, 롱런할까?


MZ세대 내에서 건강이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가 일반 맥주에 비해 무조건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 맥주에 비해 칼로리가 낮은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에 돌입한 소비자나 건강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은지 교수는 무알코올·저칼로리 맥주의 인기 지속 여부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무알코올·저알코올 주류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건강을 중시하는 현재 20대가 향후 주류를 소비하는 주된 세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김인영 기자 young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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