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호중 조만간 소환…술자리 동석자 대부분 조사"

서울청장 "공적 의무 기반해 행동해 달라"
알코올 농도 역추적 '위드마크 공식' 이용
"구속영장은 아직 구체적 검토 단계 아냐"

[서울=뉴시스] 김호중. (사진=생각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5.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를 수사 중인 경찰이 김씨의 술자리 동석자를 대부분 조사했다고 밝혔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씨가 입장문을 통해 음주사실을 시인한 만큼 수사에 적극 협조해주길 기대한다"며 "지금까지 확보한 내용과 앞으로 김씨, 소속사가 경찰에서 진술하는 내용을 통해 빠르게 사실관계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씨를 향해서는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사람들은 일정한 공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적 의무에 기반해 책임있는 행동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김씨는 지난 9일 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사고 직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 음주측정이 어려운 17시간 뒤에야 출석했다.

당초 음주 의혹을 부인하던 김씨는 지난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음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내놓자 다음 날 입장문을 통해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사고 17시간 뒤 이뤄져 2017년 방송인 이창명씨 사건처럼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청장은 "지금까지는 음주가 있었다는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지만 구체적인 양에 대해선 아직 확정 못한 상황"이라며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주와 사고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드마크'(Widmark) 공식은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수사 기법이다.

공식 적용을 위해서는 음주량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김씨는 사고 전 3차까지 이어진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조 청장은 "위드마크 공식이 적용돼 음주가 인정된 판례도 있고 인정되지 않은 판례도 있다. 이번 사건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만한 충분한 상황이 된다"며 "필요한 압수수색을 했고 김씨가 수사에 협조한다고 밝혔으니 이를 토대로 음주량을 확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량을 측정에 필요한 조사와 관련해 "김씨의 술자리 동석자들은 대부분 참고인으로 조사해 진술을 확보했다"며 "전화로 진술했는데 필요하면 소환해 조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씨의 출석 시점은 변호인과 협의 중이란 입장이다. 조 청장은 김씨가 출석 의사를 밝힌 만큼 구속영장 신청은 구체적 검토 단계가 아니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김씨가 오는 23~24일 예정된 공연을 강행하는 데 대해 "수사 일정에 고려하지 않는다. 공연 일정보다 수사 일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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