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회고록 내고 김경수 일시귀국…친문 움직임 ‘촉각’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4·10 총선 이후 잠잠하던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 친문(親문재인)계를 향해 정치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회고록을 내는가 하면 친문계 적자로 평가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일시귀국 하면서다. 정치권에선 문 전 대통령과 그 주변의 행보가 민주당 내 상황, 특히 주류인 친명(親이재명)계와의 역학 관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은 퇴임 2주년을 맞아 외교·안보 분야 정책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김영사)를 출간했다. 회고록은 2017년 5월 취임부터 2022년 5월 퇴임 때까지 5년 동안의 주요 외교·안보의 순간들에 대한 문 전 대통령의 기억을 담았다. 책은 재임 기간 동아 문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최종건 연세대 교수(전 외교부 차관)가 질문을 던지고 문 전 대통령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특히 책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외교·안보 분야에서 본인과 정부를 향해 나왔던 여러 비판들에 대해 반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단독 방문과 관련해 당시 야권에서 '외유성 출장'이라는 공세가 쏟아졌던 것과 관련해서는 "(정상 배우자의) 첫 단독 외교"였다고 평가했고, 대북·대일본 관계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당시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더 나아가 회고록에는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담겼다. 현 여권에서 강한 비판을 내놓고 있기도 하지만, 책은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번 회고록 외에 다른 분야 회고록들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책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이 본인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한 만큼 추후로도 정치 분야에서, 특히 당내 상황과 관련해 메시지를 내놓게 될지 주목된다.
'구심점'으로 주목받는 김경수 "현실 정치 언급 적절치 않아"
김경수 전 지사의 귀국도 이목이 집중됐다. 영국에서 공부 중인 김 전 지사는 오는 23일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9일 입국했다. 김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 퇴임 후에도 비서관으로 곁을 지켜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도 불려 왔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친문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혔으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만기 출소를 6개월 앞둔 2022년 12월 특별사면됐다. 다만 복권은 되지 않아 2028년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 상태로 정치적 행보도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내부적으로 친명 일극(一極) 체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만큼 김 전 지사가 친문계 혹은 비명(非이재명)계의 구심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지사 복권론도 솔솔 나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친문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 복권론에 대해 "대통령의 특별 권한이기 때문에 짐작하기 어렵지만 저는 여전히 (김 전 지사의) 사면·복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지사의 정치적 역할론에 대해선 "정치인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려나올 수 있는 것이지, 본인 의지는 두 번째 문제"라며 "(김 전 지사가) 역할을 해야 될 때가 되면 해야 된다고 늘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입국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정치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물음에 "국민께 미래와 희망을 말씀드리는 것이 정치인의 본분이라 생각한다"며 "국민께 심려를 드린 사람으로 대단히 송구하단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했다. 이어 "공부가 끝나지 않았고 현실 정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충분히 많은 걸 보고 듣고 배우고 귀국하게 되면 그때 충실하게 궁금한 점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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