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면허제도 본질 명확히 밝힌 판결[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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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이라 불리던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사 간의 대립이 법정으로 이어졌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6일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제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한 혼란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으로 보이나 양측의 갈등에서 발생한 전공의 복귀, 의대생 유급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의대 정원 확대에 의사단체가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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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이라 불리던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사 간의 대립이 법정으로 이어졌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6일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의협 측이 대법원에 재항고하겠다고 하지만,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법원의 결정에 변함은 없을 것이다. 이제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한 혼란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으로 보이나 양측의 갈등에서 발생한 전공의 복귀, 의대생 유급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의대 정원 확대에 의사단체가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정권에서 전공의 등은 400명 증원 문제를 놓고 파업 등 강력 투쟁을 통해 저지했다. 그런데 이번 정권에서는 2000명을 증원하겠다고 해 전공의와 의대생 등을 포함해 의협이 나서면서 저항이 더 거셌다. 그 결과 이 문제가 법원까지 가게 됐는데, 법원은 공공복리란 관점에서 의사 측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기각·각하한 것이다.
의사는 의학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취득해야 직업 활동을 할 수 있다. 국가가 의사 자격시험을 관리하고 면허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의사 자격은 국가 자격이면서 전문 자격이다. 의료법은 의사의 자격과 면허에 관해 규율하고,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법은 의사 자격시험을 주관하면서 관리·운영한다. 의사의 수급에 관해서는 보건의료기본법과 의료법에서 국가에 위임한다.
의료법들이 의사의 수급 문제를 국가에 위임하는 것은 의사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 자격사이기 때문이다. 의대 정원은 국민의 건강과 보건 등 의료 실태를 파악하고 국민 의료 서비스 등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의료계의 의견을 고려하고 의사란 직업도 보호해야지만, 의사의 수급은 공익의 관점에서 결정해야지 직업의 이해관계로 결정해선 안 된다.
의사의 부족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역대 정부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의 확대를 추진했으나 의사들의 거센 저항에 부닥쳐 실패로 끝났다. 그런데 다양한 감염병의 발생으로 인한 국민 보건의료의 보장, 고령화에 대응하는 의료 서비스 확대, 여러 성인병의 발생 증가 등으로 의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기본 의료 분야 인력의 부족과 지방 의료 서비스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증원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그런데 의협은 의대 증원 이전에 의료개혁을 위해 의사 처우의 개선 등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고 국민의 요구가 커지면 국가는 보건의료 정책을 수립해 추진해야 할 책임이 있다.
법원은 정부의 의대 증원 집행을 정지하면 필수·지역 의료 회복을 위한 필수 전제인 의대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했다. 또한, 법원은 정부의 의대 증원이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의료 서비스 확대를 의사단체가 반대하는 것은 너무나 아이러니하다. 의사 수는 의사들이 결정하는 게 아니고 법에 따라 국가가 결정하는 것이다. 의사는 본인이 택한 직업이지만, 전문직의 수행에는 권리보다 더 큰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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