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만루'도 막아내다니…FA 7억 계약, 39세 베테랑이 가성비 끝판왕이다
[OSEN=수원,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베테랑 투수 김진성(39)이 올해도 불펜에서 든든한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궂은 일에 1순위인 김진성은 9회말 무사 만루 끝내기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LG는 지난 주말 KT와 3연전에서 위닝(2승1패)을 거뒀는데, 김진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18일 경기에서 7-6으로 앞선 9회말 무사 만루에서 마무리 유영찬이 강판되고, 김진성이 마운드에 올랐다. 3경기 연속 등판이었던 김진성은 2루수 뜬공, 3루수 땅볼, 3루수 땅볼로 범타를 유도해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염경엽 감독은 “무사 만루에서 1점도 안 주고 막는 것이 1년에 몇 번 나오겠나”라며 “슈퍼 세이브다”라고 극찬했다.
경기 중반까지 LG가 7-0으로 리드한 경기였다. 마무리 유영찬이 7-2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등판해, 7-6까지 추격당했다. 끝내기 패배를 당했더라면 여러 모로 충격이 컸을 경기였다. 염 감독은 “시즌 초반 팀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경기였다. 영찬이가 계속 던졌더라면 패전 투수가 됐을 것이다. 그랬다면 회복하느라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최악의 경험이 됐을 것이다”며 “진성이가 영찬이도 살리고, 팀도 살렸다”고 칭찬했다.
1점 차 무사 만루, 어느 투수라도 부담 백배인 상황이고 쉽게 막아내기 어려운 위기였다. 역전을 허용해도 못했다고 비난하기 어려운 상황. 김진성은 ‘못 막아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오히려 마음 편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팀의 투수 최고참인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올라가면 후배들한테 미안하다”며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원태랑 영찬이 얼굴이 자꾸 생각이 나더라. ‘모두 삼진 잡아버리자’ 생각으로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불펜 운영에서 2연투를 한 투수는 휴식을 주는데, 김진성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3연투가 가능하다고 했다. 위기 상황이 오자 급하게 몸을 풀었고, 절대 위기에서 등판했다.
김진성은 “사실 야구를 오래 하고 싶다. 내 몸 생각을 해서 ‘오늘 3연투인데 쉬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팀이잖아요. 팀을 위해서 ‘대기하겠습니다. 어제보다 오늘 컨디션이 더 좋습니다’ 했기 때문에, 오늘 3연투여서 못 던졌어 이런 말을 듣기 싫었다. 내가 된다고 했기에 그 말을 꼭 책임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NC 창단 멤버였던 김진성은 2021시즌을 마치고 NC에서 방출됐다. 2020년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 주역이었다.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 전경기 등판해 3홀드 평균자책점 0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2021년 42경기에서 2승 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7.17로 부진하자, 불펜 세대교체에 밀려 방출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김진성은 방출 후 9개 구단에 연락해 입단 테스트를 부탁했고, LG에서 새로운 기회를 받았다.
2022년 67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2022시즌이 끝나고 김진성은 FA 자격을 얻었고, LG와 계약기간 2년 총액 7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당시 김진성은 “대형 계약은 아니지만, 야구선수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FA를 할 수 있어 기쁘고,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또한 우리팀 선수들, 팬들과 계속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선수 생활 마지막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무려 80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4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성적을 냈다.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도 23경기 1승 1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중이다. 감기 몸살로 한 차례 열흘간 1군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불펜에서 믿을맨이다.
김진성은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젊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고, 나는 그 뒤에서 받쳐주는 거기 때문에 후배들이 힘들면 내가 나가서 힘이 돼주고, 후배들이 잘하면 파이팅 해주는 역할을 오래 하려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이 좀 빨리 커야 팀도 더 단단해지지 않겠나. 내 꿈이라면 LG에서 진짜 정말 오래오래 야구하고 싶다. 그게 제일 큰 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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