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새 원내수장, ‘원 구성 협상’ 시험대 등판…‘법사위-운영위’ 쟁탈전 예고[이런정치]

2024. 5. 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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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野, 법사위·운영위원장 포함 11개 상임위 요구
“총선 민의는 尹 독주 막으란 것…반드시 가져와야”
與 “입법부 아닌 통법부 될 것…운영위 당연히 여당몫”
2020년 당시 ‘32년 만의 상임위원장 독식’ 재현 우려
소수야당→여당 된 국힘, 野내부 강경노선 부담은 변수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간 첫 회동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여야가 22대 국회 18개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원 구성 협상에 돌입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총선에서 얻은 단독 과반 의석을 명분으로 법제사법위·운영위원회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 몫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관례에 어긋난 요구에 선을 그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협상은 총선 이후 새롭게 선출된 여야 원내지도부의 신임 문제까지 걸려 있는 만큼 법정 선출 시한인 다음달 7일까지 약 3주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주 초 회동을 갖고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에 들어간다. 최대 쟁점은 법안 처리의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원장직이다. 법사위는 소관 상임위 심사를 완료한 법안들이 체계·자구 심사를 위해 본회의 상정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상임위다. 원내1당에서 배출되는 국회의장을 견제하기 위해 법사위원장은 관례상 원내2당이 맡아왔지만, 민주당은 법사위원장과 더불어 통상 집권여당 몫이었던 운영위원장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법사위는 17대 국회였던 2004년부터 전부 소수당이 가져가는 게 관례였다”며 “의사진행 권한이 있는 국회의장에 이어 법사위원장까지 한 정당에서 가져가면 입법부가 아닌 ‘통법부’가 된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는 게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언급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총선 민심을 내세워 법사위와 운영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 몫을 고수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 민의를 보면 민주당에 압도적 다수를 줬는데, 압도적 다수를 준 게 뭐냐 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독주를 막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견제할 수 있는 1차적 상임위가 본회의도 있겠지만 법사위”라며 “운영위 같은 경우도 대통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대통령실에 대한 견제를 하기 위해서는 운영위를 반드시 민주당이 가져와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재확인했다.

현재로서 여야의 협상 목표일은 국회법에 명시된 상임위원장 선출 시한이다. 국회법은 총선 이후 첫 본회의에서 의장·부의장을 선출하며, 첫 본회의 시점을 개원 후 7일로 못박고 있다. 22대 국회 개원일은 이달 30일로, 이에 따라 늦어도 6월 5일에는 첫 본회의를 열게 된다. 상임위원장 선출일은 총선 이후 첫 본회의로부터 3일 이내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법에 따르면 6월 7일까지는 상임위와 상임위원장, 그야말로 원 구성을 마치게 돼 있다”며 “7일까지 마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국회법을 준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원내 교섭단체들 간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이 실시된 지난 13대 국회 이후 법정 시한이 지켜진 전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지난 2020년 6월 21대 국회 개원 원 구성 협상 때처럼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전부 차지하는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당시 집권여당이던 민주당은 21대 총선 압승으로 소수 야당이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압박했고, 끝내 협상이 불발되며 32년 만에 특정 정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당시 미래통합당의 주호영 원내대표는 협상 결과에 불만을 가진 당 내 일부에 사퇴 요구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원 구성 협상에서는 국민의힘이 소수 ‘여당’인 만큼 협상을 중도 포기할 수 없는 점, 21대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과반 의석을 갖게 된 민주당 내부에서 ‘거야(巨野) 독주’ 행보에 경고등이 켜진 점 등은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은 최근 국회의장 후보 선거에서 친명 후보였던 추미애(6선·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온건파로 분류되는 우원식(5선·서울 노원을) 의원에 밀려 탈락하는 이변을 겪으면서 강경 노선에 대한 거부감이 감지된 바 있다.

국민의힘도 2022년 6월 진행됐던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 당시 악화된 여론을 계기로 7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으로부터 돌려받았던 전례를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21대 국회 후반기 협상과, 최근 국회의장 경선을 봤을 때 국민들은 오만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런 사례들을 (민주당이) 되짚어보길 바라면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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