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표가 성추행…"이게 사회생활?" 새내기 여직원 속앓이

민수정 기자 2024. 5. 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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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자리에서 중소기업 대표로부터 불쾌한 신체접촉을 당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해 중소기업에 입사했다는 30대 여성 A씨는 최근 회사 대표 B씨를 비롯해 다른 팀 직원들과 갑작스러운 회식을 하게 됐다.

만취 상태에서 A씨 옆에 꼭 앉고 싶다고 한 대표 B씨는 "왜 술을 안먹었냐" 등 말을 하기 시작했고 어깨를 매만지고 팔뚝을 주물렀다.

그러나 회사에서 대표를 만날 때마다 "오늘은 술 안마시나" "남자친구랑은 언제 헤어졌냐" 등 불편한 질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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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사진은 무관./사진=게티이미지뱅크


회식 자리에서 중소기업 대표로부터 불쾌한 신체접촉을 당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대표의 성추행 의견 부탁드려요"라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중소기업에 입사했다는 30대 여성 A씨는 최근 회사 대표 B씨를 비롯해 다른 팀 직원들과 갑작스러운 회식을 하게 됐다. 면접과 전체 회의 등 자리에서 대표를 보긴 했지만 입사 후 사적 모임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고.

1차 때 대표는 A씨에게 호의적이었다. 그는 똑똑해서 마음에 든다면서 A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제는 3차 때 발생했다. 만취 상태에서 A씨 옆에 꼭 앉고 싶다고 한 대표 B씨는 "왜 술을 안먹었냐" 등 말을 하기 시작했고 어깨를 매만지고 팔뚝을 주물렀다. A씨가 놀란 마음에 자연스럽게 신체 접촉을 피하려 했지만, B씨는 "왜 그러냐"며 오히려 손을 잡고 힘으로 제압했다고 한다.

또 A씨는 대표가 술잔을 내려놓고서는 어깨부터 엉덩이 등 신체 부위를 손으로 훑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귀가하려는 A씨 허리를 뒤에서 잡기까지 했다고.

다행히 당시 다른 직원들의 도움으로 A씨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회사에서 대표를 만날 때마다 "오늘은 술 안마시나" "남자친구랑은 언제 헤어졌냐" 등 불편한 질문을 들었다.

A씨는 "내가 그저 세상 물정을 몰랐던 걸까. 원래 사회 생활하다 보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데 아무것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였을까"라며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그렇게까진 못할 것 같다. 조용히 이직 준비하는 게 답인 거냐"라며 심정을 털어놓았다.

누리꾼들은 "이해하려 하지 말아라. 지극히 비상적인 거고, 이직해라" "상담소를 방문하거나 조금씩 스스로 너그러워지고 응원하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고소해라" "비슷한 일을 겪었는데 사실 당해보면 신고 못 한다. 결국 법정 싸움인데 사실 성적수치심으로 고소해봤자 나만 현실을 깨닫게 되는 시스템"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약 3년간 직장 내 성폭력 제보 595건 중 피해자 신고는 190건에 불과했다. 그나마 신고한 190건 중 103건(54.2%)에 대해선 회사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신고 이후 업무 배제·피해 사실 확산 등 불이익을 경험했다는 사례가 190건 가운데 111건(58.4%)이었다.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을 당했다면 평일엔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상담 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 공휴일엔 여성 긴급전화 1366이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사업장 성격에 따라 인사혁신처·교육부 신고센터·고용노동부 신고센터·문화예술 체육계 신고 상담 등에서 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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