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한강의 기적’ 이끈 13인의 경제 관료

고성민 기자 2024. 5. 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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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성장기 한국 경제의 설계자들

경제 관료의 시대

홍제환│너머북스│2만6500원│352쪽│4월 12일 발행

전쟁이 남긴 폐허를 딛고 경제를 다시 세운 ‘한강의 기적’ 뒤에는 걸출한 경제 관료들이 있었다. 신간 ‘경제 관료의 시대’는 반세기전, 고도성장기를 주름잡은 경제 관료 중 한국인의 기억에 잊힐 수 없는 13명을 뽑아 그들의 생애와 활약상을 살핀다. 한국 사회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고안한 경제정책의 출발과 실패, 성공 과정을 그린다.

이 책이 조명하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시기에 대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한국 경제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갖은 노력 끝에 고도성장을 일군 시기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 이다. 저자인 홍제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 성과를 논할 때 경제 관료 역할이 과소평가된다고 적었다.

저자는 “한강의 기적은 박정희 대통령의 최대 치적으로 평가받지만, 이는 결코 대통령 혼자 만들어 낼 수 있는 성과가 아니었다” 면서 “지도자의 뛰어난 리더십에 유능한 경제 관료들의 정책적 뒷받침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을 승인받기 위해 체면과 자존심을 내려놓고 일본과 미국 국무부를 수없이 드나들며 도움을 요청하던 송인상, 경제 자유화, 공정거래제, 금융실명제를 뚝심 있게 밀어붙이며 한국 경제를 변모시킨 김재익의 행적을 따라간다. 또 높은 연봉이 보장된 서독에서 삶을 포기하고 해외 유치 과학자 1호로 한국에 돌아와 중화학공업화를 설계한 김재관,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종합제철소 건설을 추진한 김학렬의 삶을 생생하게 들여다본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위 고하를 불문하며, 한국의 경제발전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내달렸던 이들의 고군분투는 큰 울림을 안겨 준다. 이들은 비밀 엄수를 위해 ‘누설 시 총살’이라는 극단적인 요구를 받아들였고, 때로는 간첩이라는 오인을 감수했다.

이 책이 다루는 경제 관료 13인은 몇 가지공통점을 갖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젊다는 점이다. 13명 중 9명이 장관직을 역임했는데, 이들이 임명된 시점의 평균 나이는 44.7세에 불과했다. 신현확은 39세에 장관직에 올라 아직도 역대 최연소 장관으로 기록돼 있다. 양윤세는 35세에 국장급 자리에 올라 전 세계를 상대로 투자 유치 활동을 펼쳤다. ‘한국 정부의 대외 창구’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장수 비서실장인 김정렴은 한국은행 과장이던 28세에 통화 개혁 실무를 맡아 전 과정을 주도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젊은 관료가 장관이라는 고위직에 올라 한국 경제의 변화를 주도한 것이다.양질의 교육을 받은 이가 넘쳐나고, 경제 환경 역시 비할 수 없이 좋아진 지금은 경제 관료 중에서 ‘스타’가 나오지 않는다. 저자는 경제구조가 달라진 것을 주원인으로 꼽는다. 당시는 경제 규모가 작았고, 경제 발전을 정부가 주도해 관료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았다. 또 지금과 비교하면 경제 관련 법·규제가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다소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경제 관료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는 의미다.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그만큼 일하기 어려운 조건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성과를 도출하고 그것이 도드라져 보이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지금은 한두 명의 특출난 경제 관료가 등장한다고 해서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를 풀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지며 개인 역량이 두드러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도성장기 관료들의 헌신과 사명감만은 되새겨볼 만하지 않을까.

주가에 담긴 기대치를 활용한 과학적 투자 솔루션

예측 투자

마이클 모부신, 알프레드 래퍼포트│김민영 옮김│부크온│2만7500원│404쪽│4월 30일 발행

마이클 모부신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주주 가치 대중화에 앞장서 온 알프레드 래퍼포트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명예교수와 함께 ‘주가에 담긴 기대치를 활용한 과학적 투자 솔루션’을 제시하는 책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잘못 이용되고 있는 주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담고 있다. 주가에 담긴 기대치의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는 것만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20여 년 만의 개정판이다.

행복과 소비는 어떻게 은밀히 설계되는가?

디자인 딜레마

윤재영│김영사│1만7800원│280쪽│5월 2일 발행

UX(사용자 경험) 디자인에서 마케팅까지 우리의 일상과 경험 속에 숨어 있는 디자인의 명암을 다룬 책이다. 전작 ‘디자인 트랩’으로 일상에 숨겨진 ‘기만 패턴 디자인’의 문제를 파헤쳤던 윤재영 교수의 이번 신간은 맞춤형 추천 서비스에서 가상현실(VR) 체험, 인공지능(AI) 비서와 챗봇 서비스까지, 우리 일상을 더 편리하고 즐겁게 해주는 콘텐츠와 서비스에 숨어 있는 다양한 부작용과 윤리적 문제를 살펴본다.

고대 전차부터 무인기까지, 전쟁 기술이 바꾼 인류의 삶

세계사를 바꾼 50가지 전쟁 기술

로빈 크로스│이승훈 옮김│아날로그(글담)│2만원│344쪽│4월 25일 발행

고대 제국부터 지금까지 인류 역사는 전쟁과 전쟁을 일으키는 데 사용된 무기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왔다.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전쟁의 역사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50가지 무기와 전술이 어떻게 출현하고 사용되고 발전했으며, 또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설명한다. 다양한 문헌과 자료를 더해 읽는 재미와 이해의 폭을 넓혔다. 전쟁을 위한 기술 발전이 어떤 위험을 안겼으며 어떻게 역사를 바꿔 왔는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수하는 인간과 반복되는 재난의 연결고리

호모 인사피엔스

김훈│드루│2만5000원│424쪽│4월 30일 발행

안전 추구를 가로막는 인적 오류를 짚어낸 책이다. 어리석은 믿음과 최악의 결정을 멈추지 못하는 인간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안전 전문가가 상세히 풀어냈다. 책은 의식의 편향부터 뇌과학, 산업 안전까지 두루 거쳐 위험 지각의 불완전성과 인지적 착오가 어떻게 안전을 방해하는지를 살핀다. 인간 이해를 바탕으로 재난 관리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 ‘실수하는 인간’에서 ‘해결하는 인간’으로 가는 여정을 안내하는 책이다.

3억 적자 시골 청과물 가게에서 일어난 유쾌한 기적

오늘부터 제가 사장입니다

오오야마 고오키│윤선해 옮김│황소자리│1만8500원│248쪽│5월 10일 발행

폐업 직전 3억원 적자까지 쌓인 시골 청과물 가게를 떠맡아 기적을 만들어낸 20대 일본 청년 오오야마 고오키가 자신의 이야기를 불안과 좌절, 웃음과 감동이 뒤섞인 목소리로 들려준다. 쉼 없이 닥치는 도전과 시험 속에서도 놀라운 낙관과 투지를 발휘, 5년 만에 일본 청년의 아이돌 기업가가 된 저자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선다. 가족의 의미와 관계의 본질, 견실한 미래 비전 등 생의 중요한 가치를 재발견하도록 한다.

순환 경제가 바꿀 미래 비전

자원과 지속 가능성(Materials and Sustainability)

줄리아 L 프리어 골드스타인, 폴 폴크스 아렐라노│루트리지│ 43.45달러│270쪽│4월 12일 발행

자원 채취에서 생산, 사용, 폐기 그리고 재활용에 이르는 지속 가능한 순환 경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신간이다. 플라스틱과 독성 물질이 자연과 인류에 극히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업들이 생산에 쓸 수밖에 없는 구조를 파헤친다. 책은 생산 소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재활용되는지 살펴보고, 순환 경제가 우리 사회에 어떻게 뿌리 내릴 수 있을지를 짚어본다. 다음 세대의 환경 문제에 대한 저자의 깊은 고민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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