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영상 차단해 식이장애 환자 돕는다

이채린 기자 2024. 5. 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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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영상을 사전에 차단해 식이장애를 앓는 환자가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KAIST는 이성주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11~16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컴퓨터연합회(ACM)가 주최한 '컴퓨터 인간 상호작용 학술대회'에서 식이장애 환자들의 무분별한 음식 관련 디지털 콘텐츠 소비로 인한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실시간 개입 시스템을 개발해 '최우수 논문상'(Honorable Mention)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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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에서 '먹방'을 검색하면 나오는 페이지 캡쳐화면. 동아사이언스

먹방 영상을 사전에 차단해 식이장애를 앓는 환자가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KAIST는 이성주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11~16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컴퓨터연합회(ACM)가 주최한 '컴퓨터 인간 상호작용 학술대회'에서 식이장애 환자들의 무분별한 음식 관련 디지털 콘텐츠 소비로 인한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실시간 개입 시스템을 개발해 '최우수 논문상'(Honorable Mention)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최근 SNS와 다양한 플랫폼에 '먹방', '쿡방' 등 각종 음식 관련 콘텐츠가 제공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같은 콘텐츠는 식이장애 환자들에게 독이다. 예를 들어 폭식증을 앓는 사람에겐 식욕을 자극해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도록 유도한다. 

KAIST 연구팀은 식이장애를 앓는 사람들을 위해 '이중정보처리이론'으로도 알려진 인간 심리학의 '두 체계 이론'에서 착안해 모바일과 컴퓨터에서 유해한 음식 콘텐츠 및 먹방 ASMR 등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두 체계 이론이란 인간은 두 가지 사고체계를 갖고 있다는 내용으로 체계 1은 즉각적이고 자동적인 빠른 사고체계, 체계 2는 천천히 심사숙고 후 판단하는 체계를 가리킨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차가 다가오면 빠르게 물러나는 것은 체계 1에 따른 반응, 수학 문제를 풀거나 긴급 상황에서 명확한 결정을 내릴 때는 체계 2의 반응이다. 

연구팀은 음식 콘텐츠의 시각적, 청각적 자극이 체계 1을 자극해 반사적으로 콘텐츠를 시청하게 하고 음식을 먹고 싶어하게 만든다고 판단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음식 콘텐츠를 가려서 제공하고 음식이 영상에 등장할 때 음소거를 시킴으로써 체계 1에 따른 자동적인 반응을 차단한다.

대신 사용자에게 '음식 콘텐츠를 계속 보시겠습니까?', '음식 콘텐츠는 당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등 의식적인 콘텐츠 선택 및 소비를 유도하는 질문이 담긴 창을 띄워 체계 2를 활성화한다. 사용자가 음식 콘텐츠를 소비할 때 더 의식적으로 평가한 후에 시청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22명의 식이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3주간 이 시스템이 효과적인지 실험했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참가자들이 시스템이 음식 관련 콘텐츠를 시청하는 자동 반응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면서 "시스템이 두 체계 이론의 체계 1을 억제하고 체계 2를 촉진함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 식이장애 환자들의 음식에 대한 강박을 완화하고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를 주도한 이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음식 콘텐츠뿐 아니라 폭력물이나 선정적인 콘텐츠 또는 다양한 주제별로 적용할 수 있어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최류해랑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사과정생이 제1 저자, 박수빈 석사과정생이 제2 저자, 한수진 석박통합과정이 제3 저자, 이 교수가 교신 저자로 참여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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