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구하라 ‘버닝썬 게이트’ 취재 숨은 공신이었다 “용기있는 여성”

구하라 영정 사진.

故 구하라가 ‘버닝썬 게이트’ 취재에 도움을 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9일 BBC 뉴스 코리아는 ‘버닝썬: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당시 버닝썬 게이트를 취재했던 기자들과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의 인터뷰가 담겼다. 여기에 故 구하라가 생전 수사에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알려져 시선을 모았다.

버닝썬 게이트를 취재했던 강경윤 기자는 “도대체 그 단체 카톡방에서 나오는 경찰이라는 사람은 누굴까, 그게 너무 중요했고 가장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며 “구하라가 등장해서 그 물꼬를 터줬다”고 했다.

강 기자는 “아직도 그날이 기억에 남는다. (구하라가) ‘정말 도와드리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했다”며 “본인이 세 사람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휴대폰을 할 때 본 적이 있는데 ‘걔네 거기에 진짜 이상한 거 많아요. 기자님이 이야기하신 게 맞아요’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구하라는 친분이 있는 최종훈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의 존재에 대해 대신 물어봐줬다고 알려졌다.

고인의 친오빠인 구호인 씨는 “내 동생 하라는 최종훈과 연습생부터 알고 지낸 친구다. ‘기자님께 네가 알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 하라’고 설득한 걸로 알고 있다. 동생이 종훈이와 통화를 할 때 들었는데 동생이 ‘종훈아 내가 도와줄게. 네가 알고 있는 것 그대로 기자님한테 얘기를 해’라고 했다”고 전했다.

BBC 뉴스 코리아

최종훈과 전화를 한 강 기자는 단체방 메시지 속 경찰총장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최종훈은 “골프 한 번 쳤었다. 얼핏 듣기로는 청와대에 계신다고 하더라. 과거에 경찰 경력이 있으시다고”라고 밝혔다.

강 기자는 “경찰총장이라는 인물이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윤규근이라는 실제 있는 경찰이었다.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최종훈의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도록 (구하라가) 도와준거다”고 했다. 그는 “구하라씨는 용기있는 여성이었다”고 덧붙였다.

기자를 도운 고 구하라 역시 불법 촬영의 피해자다. “나도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라고 전한 구하라는 전 남자친구로부터 폭행 및 사적으로 촬영된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여기에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는 폭행 및 협박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김희원 온라인기자 khil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