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침묵 깬 한동훈, 비윤 ‘대체재’ 될까[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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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의 '해외직구 금지' 조치에 비판 메시지를 내며 한 달 만에 침묵을 깼다.
'한동훈 영입인재'인 박상수 국민의힘 인천 서구갑 조직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백서특별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을 향해 "당대표에 출마할 수 있다는 듯한 의사를 표현했다"며 "심판으로서(총선백서특위 위원장으로서) 확실히 해주시거나 선수로 뛸 거면 심판을 내려놓고 선수를 뛰시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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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한 달 만 정치 재개? “목격담 나오는데 SNS글…다분히 의도적”
출마하면 ‘비윤’ 분류vs당선되려면 ‘친윤’ 도움 필요…한동훈의 딜레마
친윤, 오히려 출마 바란다? “초보에겐 버겁…중도사퇴 시 대권 길 막혀”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의 ‘해외직구 금지’ 조치에 비판 메시지를 내며 한 달 만에 침묵을 깼다. 총선 참패 이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몸풀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여권에서는 친윤계와 친한계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동훈 영입인재’인 박상수 국민의힘 인천 서구갑 조직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백서특별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을 향해 “당대표에 출마할 수 있다는 듯한 의사를 표현했다”며 “심판으로서(총선백서특위 위원장으로서) 확실히 해주시거나 선수로 뛸 거면 심판을 내려놓고 선수를 뛰시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박 위원장은 “당심과 민심이 계속 한 전 위원장을 소환한다면 그때는 무시하기 어려운데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하며 ‘한동훈 당대표 출마설’을 띄웠다. 박 위원장은 “조 의원이 ‘이조심판론’이 잘못됐다’, ‘한동훈의 책임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하는데 우리 정당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한 전 위원장의 (당대표 선호도가) 60%에 달한다”며 “의심을 받게끔 계속 이야기하고 잘못된 진행을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SNS에 “개인 해외 직구 시 국가인증통합마크(KC) 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며 “적용 범위와 방식은 모호하고 지나치게 넓어져 과도한 규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선거 출마로 마음이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당선인은 “지난주 홍준표 대구시장이 정영환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본인을 ‘총선을 말아먹은 애’라고 비난하지 않았느냐. 그에 대한 반박 성격으로 본다”며 “총선에서 진 가장 큰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라는 부분을 짚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직후 일부 인사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친윤계 의원은 “목격담이 계속 나오는 중에 SNS 글을 올린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며 “할 말은 해야 하는 한 전 위원장 성격 상 자신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질수록 출마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비윤계’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총선 과정에서 한 전 위원장의 가장 큰 한계는 ‘대통령실과 관계 개선 실패’였기 때문에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비대위 시절 두 차례 빚어진 윤·한 갈등에서 한 전 위원장은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부에 ‘숙이는’ 모습을 보였고 이종섭 사태·대파 발언 등 대통령실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에 대해 쓴소리를 하지 못했다. ‘해외직구 금지’ 조치에 대해 한 전 위원장과 한 목소리를 낸 나경원 당선인, 유승민 전 의원도 차기 전당대회에서 ‘비윤계 당권주자’로 꼽힌다.
한 전 위원장에게 당대표직이 곧 정치적 시험대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정부를 가까이 하면 ‘쇄신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고, 윤석열 정부와 척을 지기에는 당 주류 친윤계 압박을 떨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친윤계 의원은 “전당대회는 결국 세 대결이기 때문에 한 전 위원장이 당선된다면 용산과 각을 세우더라도 친윤계 의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싫어도 현재 국민의힘에 남은 당선인이 모두 친윤계라 어쩔 수 없다”며 “그럴 경우 당대표가 되게 만들어준 의원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 김기현 전 대표도 그러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친윤계라면 오히려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대표가 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새로 뽑힐 당대표는 쉽지 않은 자리라 ‘정치 초보’인 한 전 위원장이 맡기엔 버거울 텐데 중도사퇴하면 대권가도가 막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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