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최경주, 연장 첫홀 '아일랜드 샷'은 인생샷…"평생 잊지 못할 것" [KPGA SK텔레콤오픈]
[골프한국 강명주 기자]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 동안 제주도 서귀포의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이 펼쳐졌다.
그 결과, 올해 국내 무대에 첫 출격한 최경주가 최종합계 3언더파를 쳐 박상현과 연장전 끝에 두 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54세 생일에 KPGA 투어 최고령 우승을 새로 작성했다.
최경주는 경기 후 우승 공식 인터뷰에서 "이번주가 SK텔레콤 오픈 주최사인 SK텔레콤 창립 40주년이다. 그런데 SK텔레콤 오픈 대회 4번째 우승을 했다"고 메인 스폰서를 먼저 챙겼다.
이어 최경주는 "정말 큰 성원 속에서 이렇게 우승하게 됐는데 기쁘고, 이 감정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감격스러워 하면서 "연장 첫 번째 승부에서 두 번째 샷이 '물에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갤러리의 반응을 보니 공이 살아 있을 것이라고 느끼게 됐다. 조그마한 섬에 공이 있었고 이후 파로 막아낸 것이 우승에 주효했다. 이런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연장 첫 번째 홀 상황에 대한 추가 질문에 최경주는 "공 앞에 돌이 30cm 정도 튀어 나와있었다. 54도 웨지로 샷을 하려고 했는데 돌에 부딪힐 것 같았다. 캐디도 54도 웨지보다는 59도 웨지를 추천했다. 샷을 해서 공을 좀 밀면서 스핀 없이 그린 위에서 굴러가게 의도했다. 여기서 한 샷, 일명 '아일랜드 샷'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말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었다"고 강조한 최경주는 "몸은 계속 부담이 오고 그래서 더 간절해진 것 같다. 그래서 그 아일랜드가 있었던 것 같다. (웃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위치에 있던 것이 안 믿어진다. 정말 극적으로 우승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오픈 4번째 우승을 이뤄낸 그 섬에 이름을 붙여 달라는 요청에 최경주는 'K J CHOI 아일랜드'로 답했다.
최경주는 "오늘 그린이 상당히 어려웠다. 그래서 플레이하는 데 혼선이 왔다. 최종일 오버파를 많이 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분명히 누군가 치고 올라올 것 같았다. 후반으로 갈수록 몸 상태는 부담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 홀 한 홀 버텼다. 연장 들어가기 전 18번홀 경기의 경우 벙커 안에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샷을 했어야 했다. 핀 근처로 붙이려고 하다 잘못 되면 더블보기가 나오는 상황이라 좀 길게 쳤다. 특히 연장 첫 번째 홀의 두 번째 샷…"이라고 최종라운드를 돌아봤다.
'연장 승부가 끝나고 박상현 선수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는 질문에 최경주는 "일단 우리 후배 선수들 너무 고생했다고 이야기했다. 박상현 선수가 내게는 '우승 축하한다. 생신도 축하한다'고 이야기했다. 정말 후배 선수들 다 좋은 경기 보여줬고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항상 후배 선수들에게 고맙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힘이 난다"고 답했다.
이어 최경주는 "후배 선수들도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이 코스를 정복하고 싶고 계속 도전하면서 경기했다. 이 도전 속에서 분명 배운 것이 많았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PGA 투어와 PGA 챔피언스투어를 오가며 쌓은 경험으로 이러한 상황을 끌고 가는 페이스가 분명히 있다. 오늘도 후반에는 쉽지 않았는데 끝까지 할 수 있는 것은 해보자는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우승의 의미에 대해 최경주는 "사실 국내에서 우승했을 때 오늘처럼 이렇게 감정이 벅찬 적이 없었다. 당시에는 철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2008년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하고 나서 이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이번주는 어떻게 극복해 나아갈까'라는 생각이 가득했다"며 "이번 우승이 정말 기쁘고 앞으로 내 자신의 발전과 함께 삶을 확실히 변화시킬 수 있는 우승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향후 계획에 대해 "20일 출국을 한다. 시니어 PGA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후 격주로 규모가 큰 대회에도 나설 계획이다"며 "올해 목표는 이번 시즌 PGA 챔피언스투어 상금순위 톱10에 진입하는 것이다. PGA 챔피언스투어도 정말 쉽지 않은 무대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재 몸 관리에 대해 최경주는 "알코올, 탄산을 끊었다. 커피도 7일째 안 마시고 있다"고 언급한 뒤 "경기 시작 전 루틴은 일단 40분 정도 가볍게 운동을 한다. 스트레칭도 하고 테라피도 받는다. 이후 샷과 퍼트 연습을 한다. 퍼트 연습 같은 경우는 그린에 꼭 자를 놓고 한다. 자를 두고 퍼트 연습을 하면 경기 중 압박을 받을 때 정말 좋은 효과가 있다. 오늘 18번홀에서도 연습했을 때처럼 퍼트를 했다. 경기를 하지 않을 때는 샷을 500개 정도 하는 것 같다. 벙커샷부터 아이언샷, 어프로치까지 다 한다. 늘 연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근육이 빠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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