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할 거면 김정숙 먼저? ‘여사 쌍특검’ 띄우는 與
‘여사 3특검’ 힘 실리나…야권 ‘김건희 특검’ 물타기 비판도
김건희, 검찰 라인 교체 논란 속 169일 만에 공개 행보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여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외교 비화를 담은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속 부인 김정숙 여사 관련 내용을 두고 맹공을 펼치고 있다. 김 여사가 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8년 인도 타지마할을 홀로 방문한 것을 "(정상 배우자의) 첫 단독외교"라고 옹호한 것과 관련해 "김정숙 여사 특검이 필요하다"며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야권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강하게 추진하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물타기'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17일 공개된 회고록에서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단독 방문에 대해 "허황후 기념공원 개장 때 인도 정부로부터 초청이 왔는데 나로서는 인도를 또 가기가 어려웠다"며 "그래서 고사를 했더니 인도 측에서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을 하더라. 그래서 아내가 대신 개장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영부인의 첫 외교 아니냐'는 질문에 "평소에도 정상 배우자들이 정상을 보조하는 배우자 외교를 많이 하기 때문에 '영부인의 첫 외교'라고 말하면 어폐가 있다"며 "(배우자의) '첫 단독외교'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도 짚었다.
이를 두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은 타지마할 세금 낭비에 대해 회고록이 아닌 대국민 사과에 나서야 마땅하다"며 "대통령 부인(김건희 여사)에 대해 특검한다면 김정숙 여사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김정숙 여사 버킷리스트 의혹을 제기했다가 소송에 시달린 남정호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대법원 판결문에 모든 진실이 담겨 있다"며 "여러 의혹을 봉함해서 감춘 대통령기록물도 특검을 통해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MBC 사장 출신 김장겸 당선인 역시 "문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관광'을 '여사 외교'로 둔갑시켰다"며 "철저한 조사와 검증이 필요하다. 특검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건희 여사 특검으로 수세에 몰리던 여권이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을 고리 삼아 이른바 '여사 3특검'에 힘을 실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된 김민전 당선인은 지난 7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맞불 격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인인 김혜경씨,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특검도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러한 여당의 공세에 '친문(親문재인)' 인사들은 여권이 김건희 여사 논란의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왜곡과 곡해로 점철된 전 정부 공격, 참 옹졸하고 구차하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도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영부인 단독외교는 김정숙 여사가) 처음이 아니다. 제가 모셨던 이희호 여사님이 유엔총회 초청을 받아 연설하러 갔었다"며 "김건희 특검을 안 하기 위해서 하는 방탄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까지 관련 언급이나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친명(親이재명)' 지도부가 김정숙 여사 관련한 여당의 공세에 즉각 대응하지 않으면서, 지난 총선 당시 맺었던 '문-명(문재인-이재명) 연대'가 사실상 종료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전날 김건희 여사는 100년 만에 미국으로부터 반환받은 회암사 사리 귀환 행사장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참석하며 169일 만에 공개 석상에 등장했다. 나흘 전 캄보디아 정상 부부 오찬으로 공개 행보를 재개한 데 이어 행사에 직접 모습을 보이면서 조만간 있을 윤 대통령 해외 순방에도 동행하는 등 활동을 다시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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