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정신적 손해도 배상해야”

광주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에게 국가 보상금 외에 가혹 행위에 대한 정신적 손해 배상(위자료)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재차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창모)는 A 씨 등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 1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10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신군부에 의해 헌정질서 파괴범죄가 자행되는 과정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총격을 가하고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체포∙구금∙폭행을 한 것은 공권력을 남용한 직무상 불법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국가는 원고 1인당 290만~2억 8,250만 원씩 총 10억 38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정부 측은 “5∙18 보상금에 이미 정신적 피해에 상응하는 금액이 포함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보상법엔 심의위원회가 정신적 손해를 고려해 산정할 수 있다는 내용도 없으므로, 이를 위자료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다”고 물리쳤습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21년 5월, 국가로부터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보상을 받은 이들이 정신적 손해 배상 소송을 낼 수 없도록 정한 5·18 보상법 조항을 ‘정신적 손해에 대한 적절한 배상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위헌으로 결정했습니다.

1980년 6월 대학생이었던 A 씨 등 5명은 전두환 신군부를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고문 등 가혹 행위를 당했고, 이 중 네 명은 계엄 포고 위반 혐의로 군법회의에 넘겨져 징역형을 선고받고 고문 후유증으로 장해까지 입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일을 하러 가다가 시민군으로 몰려 내란실행죄로 옥살이를 하고, 고문으로 부상을 당했던 B 씨도 이번 소송에 동참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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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 기자 (categor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