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뛰어넘은 크래프톤의 1분기 깜짝 실적, 대세 전환의 시작인가?

남정석 2024. 5. 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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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전환의 시작일까?'

국내 게임산업에서 올 1분기는 상당히 상징적이고 중요한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주요 게임사 가운데 넥슨과 네오위즈 정도를 제외하곤 정체가 되거나 혹은 역성장에 그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의 예상치 못했던 급성장에 대한 '기저효과'로 볼 수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시장과 유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의 출시나 운영을 했다는 뜻도 된다.

이런 가운데 많은 게임사들이 사령탑을 교체하고, 그동안 심기일전을 하며 준비했던 신작들을 올해 대거 쏟아낼 예정이기에 그 첫 출발의 실적에 관심이 쏟아진 이유다.

주요 게임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년간 독주를 했던 넥슨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거의 절반 이상 떨어진 반면 크래프톤이 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으로 선두를 꿰차며 시장을 놀래켰다. 여기에 지난해 연중 내내 고전했던 엔씨소프트가 여전히 반전을 하지 못한 반면 신작을 대거 출시한 넷마블이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는 등 매출 최상위권 회사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이를 대세 전환의 시작으로 볼 수 있을지, 아니면 전통의 강자들이 2분기부터 다시 제 궤도에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넥슨이 21일 중국에 출시하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크래프톤이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최근 1차 테스트를 마친 '다크앤다커 모바일'

▶흥미로운 경쟁의 시작

1분기 실적 공개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단연 넥슨과 크래프톤의 순위 바꿈이었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4234억엔(3조 9323억원), 영업이익 1347억엔(1조 2516억원)을 올리며 자사의 역대 최고이자 국내 게임사로서도 단연 최대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2022년 대비해 한자리수 성장에 그치며 영업이익은 넥슨의 61%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 게임사 중 넥슨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이익이었지만 격차는 상당했다.

하지만 올 1분기 넥슨이 신작 부재와 조직 개편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해 48%나 떨어진 291억엔(2605억원)에 그치며 '기저효과'가 상당했다. 이에 반해 크래프톤은 전년 대비 9.7% 성장한 310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넥슨을 제쳤다. 시장의 전망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이고 이제 첫 분기에 불과하지만 오랜 기간 선두를 질주하던 넥슨을 따라잡은 것은 분명 놀라운 대목이다.

양 사는 '던전앤파이터', 'FC 모바일'과 '배틀그라운드'라는 확실한 글로벌 IP를 보유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21일 중국 출시와 함께 '퍼스트 디센던트', '마비노기 모바일' 등의 신작 공개로 2분기 선두 탈환을 노리고 크래프톤은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올 하반기 출시 전까지 상승세를 이어갔겠다는 전략이다.

'다크앤다커' IP를 둘러싸고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법적 분쟁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크래프톤이 원작 IP를 활용하면서도 완전히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향후 게임 출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두 회사의 실적 경쟁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이 29일 출시 예정인 '레이븐2'

▶위기 탈출의 기점은

넥슨과 크래프톤의 본격 경쟁과 달리 이들과 5대 게임사를 형성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과 더불어 넷마블의 2분기 연속 흑자 달성 역시 주목되는 상황이다.

257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친 엔씨소프트의 실적에 동반된 것은 10%에 이르는 구조조정이라는 우울한 소식이 됐다. '리니지' IP의 매출이 확실한 하락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이를 반전시킬 카드로 꺼내는 '쓰론 앤 리버티'(TL)의 국내 매출이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한 것이 더 뼈아픈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배틀크러쉬' 등을 비롯해 올해 선보일 캐주얼 신작들이 현재의 흐름을 타개할 '게임 체인저'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가운데, '쓰론 앤 리버티'의 글로벌 출시와 더불어 3조가 넘는 사내 잉여금을 활용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분사를 비롯한 구조조정의 성과가 올해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1분기 영업이익 37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일단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간 가운데,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1개월 사이에 연속 출시한데 이어 오는 29일 MMORPG '레이븐2'까지 무려 3개의 신작을 쏟아내는 한꺼번에 쏟아내는 초강수 전략을 내세웠다.

일단 '나 혼자만 레벨업'이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유지하면서 기대 이상의 바람몰이를 한데 이어, '리니지 라이크'류의 게임이지만 여전히 수요가 상당한 '레이븐2'의 실적까지 받쳐준다면 '어닝 서프라이즈'도 충분히 기대하며 3년만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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