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달 뒷면 탐사 도전하는 中 창어 6호
창어 6호는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달 착륙에 도전하는 탐사선이다. 일본은 1월 소형 달 탐사선 '슬림(SLIM)'을 달에 착륙시킴으로써 옛 소련,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달을 정복한 다섯 번째 국가로 올라섰다. 2월에는 미국 휴스턴 인튜이티브 머신(Intuitive Machines)이 제작한 오디세우스(Odysseus)가 민간 우주선으로는 최초로 달 표면에 도달했다. 그러나 두 사례 모두 착륙에는 성공했으나 임무 수행 성과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달 샘플 최대 2㎏ 수집 계획
아폴로 분화구는 고대 거대한 충돌로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는 달 뒷면의 남극 에이킨 분지(South Pole-Aitken Basin·SPA 분지)에 위치해 있다. 창어 6호는 이곳에 착륙한 뒤 2m 깊이까지 땅을 파고 최대 2㎏의 달 샘플을 수집할 계획이다. 지구에서 달 뒷면과 통신을 하려면 특수한 통신 중계 위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국은 3월 작교(Queqiao) 2호를 달 궤도로 발사했다. 작교 2호는 지구 외부로 전송된 장치 중 가장 큰 직경 4.2m의 포물선 안테나를 갖추고 있다.
우치 첸 홍콩대 지구과학과 연구원은 '스페이스뉴스'를 통해 "달 뒷면은 영원한 어둠 속에만 있지 않고, 독특하게 빛을 발하기도 한다"며 "창어 6호가 수집할 샘플은 지구와 달에 대한 광범위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의 비밀 품고 있는 달 뒷면
창어 6호는 SPA 분지에서 비대칭 화산 활동 등으로 달 앞뒷면이 지질학적으로 서로 다른 이유를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줄 달 토양을 채취하게 된다. 여기에는 달 맨틀(내부 지각과 핵 사이 부분) 물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달 형성 모델에 따르면 달은 뜨거운 마그마 바다로 덮여 있다가 서서히 식으면서 굳었다.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달 맨틀 토양을 채취한다면 달 마그마 바다 모델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30여 억 년 전 거대한 충돌로 달이 형성됐다는 후기 중폭발 가설을 비롯해 지구-달 시스템의 초기 역사에 대한 새로운 통찰도 얻을 수 있다. 과학자들은 후기 대규모 폭발이 진행되면서 소행성들이 물과 유기물질을 지구로 운반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 이 사건의 시기와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창어 6호는 이를 위한 토양 샘플 수집이라는 주요 목적 외에도 착륙 카메라와 파노라마 카메라로 주변 탐사도 수행한다. 또한 달 표면 아래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지상 관통 레이더와 달 광물 분광계를 탑재하고 있다. 이번 탐사선은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파키스탄과 협력해 큐브위성의 국제 과학 탑재체도 싣고 있다. 달 지각에서 라돈 가스 방출을 감지하는 프랑스의 DORN(Detection of Outgassing RadoN) 장비, 유럽우주국(ESA) 지원을 받은 스웨덴의 달 표면 음이온(NILS) 탑재체, 그리고 이탈리아의 패시브 레이저 역반사경이 탑재됐다. 파키스탄 국립우주국과 중국 상하이자오퉁대가 함께 제작한 7㎏의 ICUBE-Q 큐브위성도 창어 6호를 통해 발사됐다.
중국 우주 프로젝트로 군사력 강화
NASA와 ESA도 화성의 지질 자원 샘플을 채취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지만, 여러 이유로 지연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달 토양 샘플 채취를 시작으로 더 넓은 우주에서 기동할 확실한 기회를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노력은 달 기지 계획의 일부다. 중국은 현재 러시아와 함께 국제 달 연구기지(ILRS)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유사하지만 그것과 경쟁 중인 별도의 계획이다. 두 프로젝트의 경쟁 구도는 지구상에서 점점 커지는 지정학적 분열이 우주 탐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영국 레스터대에서 우주 정책과 우주 국제 관계를 연구하는 블레딘 보언 박사는 "모든 국가는 다양한 이유로 우주 프로젝트를 추구하는데 주로 전쟁, 개발, 명성이라는 범주에 속한다"며 "중국 우주 프로젝트의 목적은 일부는 과학적이고 경제적인 목적도 있지만, 다른 일부는 군사 능력이나 전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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