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는 밤샘 연구+통산 2001경기 3루수까지 '특별과외'...야구공 대신 테니스공 잡는 천재, 그가 꼽은 수비 롤모델은[창원 초점]

박상경 2024. 5. 20. 08: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최근 경기 전 훈련에서 야구공이 아닌 테니스공을 잡는다.

그는 "2루수나 유격수는 타자와의 거리가 있는 만큼, 타구를 보고 대처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1, 3루수는 빠르고 강한 타구가 많이 오는 자리라 순간적인 대처가 중요하다"며 "수비가 이뤄지기 전 자세를 잘 잡고 포구에 익숙해지기 위해 테니스공을 이용해 감각을 익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IA 김도영(가운데)이 19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이범호 감독에게 수비 지도를 받고 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최근 경기 전 훈련에서 야구공이 아닌 테니스공을 잡는다. 타격 훈련이 펼쳐지는 그라운드 한켠. 김도영은 박기남 수비코치가 던져주는 테니스공을 열심히 따라다닌다. 야구공보다 가볍기에 좀 더 높고 빠르게 솟아오르는 테니스공이라 조심스럽게 핸들링 한다.

19일 창원NC파크. 이날도 어김 없이 이어진 박 코치의 훈련이 끝나갈 무렵, 한켠에서 무심히 바라보던 이범호 감독이 김도영에게 다가갔다. 이 감독은 현역시절 3루수로 2001경기를 뛴 레전드. 제자이자 같은 3루 포지션 후배인 김도영의 모습이 눈에 밟힐 수밖에 없었다. 박 코치의 훈련이 끝나자 이 감독은 김도영 곁에서 배트 끝으로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짚어가면서 뭔가를 열심히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김도영은 고개를 끄덕인 뒤, 이리저리 스텝을 옮기면서 수비 자세를 취했다.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KIA-롯데 경기. 3루 수비를 보고 있는 KIA 김도영.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26/

박 코치는 "김도영이 3루 수비 과정에서 바운드 또는 강습성 타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밝혔다. 그는 "2루수나 유격수는 타자와의 거리가 있는 만큼, 타구를 보고 대처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1, 3루수는 빠르고 강한 타구가 많이 오는 자리라 순간적인 대처가 중요하다"며 "수비가 이뤄지기 전 자세를 잘 잡고 포구에 익숙해지기 위해 테니스공을 이용해 감각을 익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도영. 고교 시절까지 유격수로 활약했던 그지만 이미 팀에는 부동의 유격수 박찬호가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

KIA는 김도영을 3루수로 키우기로 결정했고, 데뷔 시즌부터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의 3루수로 활용했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키움의 경기. 4회말 2사 이원석의 직선타를 김도영이 잡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4.25/

프로 데뷔 후 세 번째 시즌. 여전히 적응 중이다.

박 코치의 설명대로 키스톤 자리와 코너 내야수의 차이는 크다. 끊임없이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부족함이 많은 게 사실. 타고난 타격 재능을 꾸준히 살리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좀 더 안정된 수비를 완성하는 게 김도영의 성장 과제다.

박 코치는 "김도영에게 3루수로서의 롤모델을 물으니 허경민(두산 베어스)이라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KBO리그 최고의 3루수로 꼽히는 허경민도 중-고교 시절 전문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선수. 피나는 노력을 통해 리그 정상급 수비 능력을 갖췄다. 박 코치는 "허경민의 수비 플레이 장면을 상황별로 편집해 긴 영상으로 만들고, 익혀가는 방식의 훈련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젊은 선수인 만큼, 지금 확실하게 다져놓는 게 장차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올 시즌 내내 붙잡고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웃음).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했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4.25/

김도영은 "최근 매 경기 수비에서 더 집중하려고 한다. 혹시 경기 중 실책이 나오더라도 빨리 잊어버리고 자신감 있게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과 완성을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 선수. 그를 뒷바라지 하는 조력자들이 함께 만들어낼 멋진 완성품에 관심이 쏠린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