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전 우주인 탈락 90살, 블루오리진 타고 최고령 우주비행
블루오리진, 2년 만에 준궤도 여행
승객 6명 태우고 고도 100km 왕복
90살 탑승자, 최고령 우주비행 경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약 2년 만에 준궤도 우주여행을 재개했다.
준궤도 우주여행이란 우주경계선이라 불리는 고도 100km의 카르만라인까지 올라가 무중력 체험을 한 뒤 돌아오는 여행을 말한다.
블루오리진은 19일 오전 9시 36분(한국시각 오후 11시36분) 텍사스 서부에 있는 전용 발사장에서 승객 6명이 탑승한 준궤도 발사체 뉴셰퍼드를 쏘아올렸다.
승객 중 1961년 미국 최초의 흑인비행사 훈련을 받았다가 최종 후보에서 탈락했던 에드 드와이트(90) 전 미 공군 대위는 이날 비행으로 최고령 우주비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드와이트는 착륙 직후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었다”며 “내 삶에서 이런 경험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었는데 거짓말을 했다, 정말 정말 필요했다”고 말했다. 만 90살 8개월인 그는 2021년 배우 윌리엄 섀트너가 뉴셰퍼드에 탑승했을 때의 나이보다 2개월 더 많다.
이륙에서 착륙까지 10분…무중력 체험 3~4분
이날 뉴셰퍼드는 이륙 4분 후 추진체와 캡슐이 분리된 뒤 고도 105.7km까지 올랐다. 승객들은 이 과정에서 3~4분간 무중력 체험을 하며 지구와 우주를 조망했다. 뉴셰퍼드는 이후 낙하를 시작해 추진체는 이륙 7분 후, 캡슐은 이륙 10분 후 각각 인근 지역에 착륙했다. 낙하산 3개 중 2개만 전개됐지만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2022년 8월 이후 1년9개월만에 이뤄진 이날 유인 비행은 뉴셰퍼드의 25번째 비행이자 7번째 유인 비행이다. 블루오리진은 2022년 9월 과학장비를 실은 뉴셰퍼드가 엔진 노즐 결함으로 비행에 실패한 이후 뉴셰퍼드 발사를 전면 중단하다 지난해 12월 화물 탑재 비행을 재개한 데 이어 이번에 유인 비행을 재개했다. 이날 비행으로 뉴셰퍼드의 준궤도 우주여행객은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를 포함해 모두 37명이 됐다.
하반기엔 차세대 로켓 뉴글렌 첫 발사
뉴셰퍼드는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재사용 가능 발사체로, 높이 18m, 지름 3.6m의 1단 추진체와 화물 및 승객 6명을 태울 수 있는 캡슐로 구성돼 있다. 캡슐에는 비상사태 때 캡슐을 추진체에서 분리해 승객을 탈출시킬 수 있는 고체 로켓 모터가 장착돼 있다. 추진제로는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를 사용한다. 블루오리진은 “추진체, 캡슐, 엔진, 랜딩 기어 및 낙하산을 포함해 뉴셰퍼드의 건조 질량 중 거의 99%가 재사용된다”고 밝혔다. 블루오리진의 준궤도 여행 요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블루오리진은 준궤도 발사체 뉴셰퍼드에 이어 본격 우주 로켓 뉴글렌을 개발 중이다.
뉴글렌은 높이 98m, 지름 7m의 2단 로켓으로 지구 저궤도에 45톤, 정지궤도에 13톤의 화물을 올려놓을 수 있다. 뉴글렌의 1단 추진체도 재사용 가능하다. 설계상 25번까지 사용할 수 있다.
뉴글렌은 올해 하반기에 미 항공우주국의 화성 자기권 연구 위성(ESCAPADE)를 싣고 첫 발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나사 관계자는 최근 공개석상에서 9월 중 플로리다 케이프거내버럴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버진갤럭틱, 차세대 우주비행기 델타 개발중
블루오리진의 준궤도 우주여행 경쟁업체인 버진갤럭틱은 지난 1월 7번째 유인 비행을 마쳤다. 버진갤럭틱의 준궤도 우주여행은 처음엔 모선 비행기에 실려 이륙한 뒤 고도 15km 상공에서 우주비행기가 분리돼 우주경계선까지 올라가는 2단계 방식이다. 돌아올 땐 활강 비행을 하며 활주로에 착륙한다. 따라서 비행시간이 뉴셰퍼드보다 긴 60분 안팎이다.
버진갤럭틱의 우주비행엔 모선 비행기 조종사 2명과 우주비행기 조종사 2명, 비행 교관 1명, 승객 3명이 탑승한다.
버진갤럭틱은 올해 한차례 더 유인 비행을 실시한 뒤 기존 우주비행기 ‘VSS 유니티’는 퇴역시키고, 차세대 우주비행기 델타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승객 6명이 탑승하는 델타는 2025년 시험비행을 거쳐 2026년 정식 우주비행에 투입할 계획이다. 버진갤럭틱의 준궤도 여행 요금은 45만달러(약 6억원)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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