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건축 다회용기 세척장, 1년째 가동 못 해

손원혁 2024. 5. 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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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장례식장에서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창원시가 지난해 보조사업으로 추진한 다회용기 세척장이 뒤늦게 불법 건축물로 드러나면서, 1년 동안 가동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들어선 창원 다회용기 공공 세척장.

장례식장 식기를 수거해 세척, 소독하는 시설로, 1회용품 줄이기에 나선다고 공식 준공 행사까지 열었습니다.

하지만 1년이 되도록 가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건축법과 국토계획법 등 관련법을 어긴 것이 확인돼 최종 준공 승인을 못 받기 때문입니다.

보조금과 기금 등 4억 9천만 원을 지원한 시설이 구청 건축허가도 받지 않은 무허가 건축물이었던 것입니다.

건축 인·허가는 건축주의 일이라며 사업자 잘못이라고만 했던 창원시.

경상남도 감사 결과 행정 잘못도 드러났습니다.

경상남도 감사위원회는 "건축주의 관련 법에 대한 허가·협의 이행 여부를 창원시가 확인하지 않았고, 관련 예산 정산 검사까지 완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허가 건축물 절차를 바로잡는 과정도 더디기만 합니다.

[옥민철/창원시 자원재활용팀장 : "관련 부서 협의와 협조, 그리고 각종 위원회 절차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4개월에서 6개월 안에 정상화를 해서 (가동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협약했던 지역 대형병원 5곳 장례식장의 다회용기 도입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시설 준공을 기다리던 마산의료원은 결국, 민간업체와 계약을 맺어 최근 다회용기 사용을 시작했습니다.

나머지 대형병원 4곳은 여전히 1회용품을 쓰고 있습니다.

한 병원 관계자는 공공 세척장을 염두에 두고 다회용기 사용을 추진한 것이라며, 시설 가동이 안 된다고 해 다회용기 도입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발 앞서 지역 장례식장 12곳 모두 다회용기 사용에 동참하는 김해시와 대조됩니다.

창원의 장례식장 19곳에서 발생하는 연간 1회용품 쓰레기는 192톤.

엇박자 행정에 과거 '환경수도' 창원의 구호가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그래픽:백진영

손원혁 기자 (wh_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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