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코치들의 악몽" 적장도 극찬한 日 31세 좌완, ML 역사를 새로 썼다
[OSEN=길준영 기자]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31)가 놀라운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마나가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88구를 기록했고 포심(46구), 스플리터(38구), 커브(4구)를 구사했다. 포심 최고 구속은 시속 92.2마일(148.4km)이 나왔다. 컵스는 크리스토퍼 모렐의 끝내기 안타로 1-0 승리를 거뒀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8시즌(2016~2023년) 165경기(1002⅔이닝) 64승 50패 4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베테랑 좌완투수인 이마나가는 올 시즌 컵스와 4년 5300만 달러(약 718억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내셔널리그 4월의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마나가는 다저스, 애틀랜타는 강타선을 보유한 팀들을 상대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올 시즌 역대급 데뷔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5경기(53⅔이닝) 5승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하며 유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상 후보로 꼽히는 동시에 사이영상 후보로도 거론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이 진행한 모의투표에서는 1위 잭 휠러(필라델피아), 2위 타일러 글래스노(다저스)에 이어서 3위에 올랐다.
MLB.com은 이마나가의 19일 등판 후 "컵스가 1-0 무실점 승리를 거둔 가운데 이마나가는 시즌 평균자책점을 0.84까지 낮췄다. 1913년 평균자책점이 공식적으로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메이저리그 데뷔 첫 선발등판 9경기(오프너 제외)에서 이렇게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없었다"라며 이마나가의 활약을 조명했다.
이마나가 이전에 데뷔 첫 9번의 선발등판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1981년 다저스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페르난데 발렌수엘라다. 당시 발렌수엘라는 데뷔 첫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1을 기록했고 시즌 성적은 25경기(192⅓이닝) 13승 7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상과 사이영상을 석권했다. 또한 이마나가는 19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라이브볼 시대 이후 2021년 제이콥 디그롬(0.62), 1966년 후안 마리칼(0.69), 2009년 잭 그레인키(0.82)에 이어 시즌 첫 선발등판 9경기 동안 네 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가 됐다.
컵스 크렉 카운셀 감독은 "이 정도 수준에 들어오게 되면 물론 조금 놀라울 수밖에 없다. 이런 투구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라며 아미나가의 투구에 감탄했다. 다저스에서 뛰었던 코디 벨린저는 "나는 페르난도와 함께 뛰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가 이런 투구를 해냈다면 분명 엄청났을 것이다"라며 웃었다.
이마나가를 상대한 피츠버그 데릭 쉘튼 감독은 "이 투수는 타격코치들의 악몽이 될 것이다. 직구는 94-95마일(151-153km) 강속구는 아니다. 하지만 효과적이다. 그는 공을 사방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스플리터가 진짜다. 그 공은 스트라이크에서 볼로 움직인다. 결정력이 정말로 좋다"라고 상대티 투수이지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88구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7이닝만 던지고 투구를 마친 이마나가는 매 경기 피로와 싸우고 있다면서 "경기 끝으로 갈수록 몸은 더 잘 움직였다. 8회에 대해 말하자면 투구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더 던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느낀 몸상태를 기준으로 하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마나가는 "솔직히 나는 내 성적이나 역사적인 가치에 그렇게 관심은 없다. 하지만 내 앞에 훌륭한 투수들이 그렇게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많이 배우고 좋은 경험이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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