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또래관계와 자기표현이 어려운 우리 아이
Q.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의 엄마입니다. 영유아기에도 겁이 많고 무언가 시도할 때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지금도 무언가를 시작하기 어려워하고 숙제를 지나치게 꼼꼼하게 하느라 항상 시간이 부족합니다. 친구 관계에서 자기 할 말을 못 하고 맞춰주고 나서는 후회하거나 억울한 경우가 많고 친한 친구가 없어 보여요. 스스로 하려고 하질 않고 실수가 잦은 편이라 도와주다가도 혼을 내게 되는데 언제까지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엄마는 급하고 아이는 느린 편이라 기다려주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아이의 속을 모르겠고 물어봐도 회피하고 대답을 잘 안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아이가 초등학교 시기인 만큼 어머님의 기대에 못 미치는 태도나 행동에 대해 걱정이 있으시군요. 아이가 느린 편이고 어머님께서 다소 급한 성격이라면 양육과정에서 답답함을 많이 느끼시고 부모님께서 해결해주시느라 아이가 스스로 해내는 경험이 부족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기질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아이들의 경우 두려움으로 인해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제한적일 수 있어서 이러한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고 단계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사례의 아동 경우 스스로 완벽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고 관계에서도 위축되어 보입니다. 이러한 경우 아이의 자존감 발달을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아동의 자존감은 부모님의 도움으로 얼마든지 높아질 수 있어요"
자존감(Self-esteem)이란 스스로가 자기 자신에 대해 가지는 신념으로 "나는 잘하지 못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인데요. 인간은 끊임없이 변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이 되신다면 지금부터라도 얼마든지 도와주실 수 있습니다.
아이의 건강한 자존감 발달을 위해 부모님께서 꼭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표현으로 아동의 자존감과 자기감이 발달해요"
1. 자존감을 포함한 아이의 모든 발달의 시작은 양육자와의 애착입니다.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이 곧 아이의 거울입니다. 생후 1년 동안 따뜻한 접촉으로 민감하고 일관성 있게 보살펴주는 양육자의 태도와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빛을 통해 아이는 "나는 사랑받을 만한 존재구나", "세상은 안전하고 믿을 만한 곳이구나"를 느끼며 자기감을 확립해 가게 됩니다. 자기감은 자존감 이전에 먼저 발달되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자기감은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가 가장 커지고,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낄 때 가장 불안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서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표현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중한 OO아 사랑해" 이렇게 한 번이라도 더 표현해 주세요.
"느린 기질의 아동이라면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주세요"
2. 영아기부터 아이의 자율성을 허용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느린 기질의 아이의 경우 부모가 매번 도와주고 해결해준다면 "나는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잘 못 하는 존재야"라는 신념을 가지게 되면서 점차 더 의존적인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주면서 "너가 할 수 있어" 점차 스스로 해내는 성취 경험을 늘려준다면,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을 가지고 도전과 시도를 거듭하며 점차 독립심과 자신감이 향상됩니다.. 일상에서 아이의 모든 행동을 허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 아이의 욕구는 인정해주고 행동은 제한하되 다른 대안을 제시해주면 건설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습득하고 자존감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처음엔 어렵지만 연습 하다보면 분명히 점점 잘하게 될거야. 엄마도 처음엔 어려웠어", "비눗방울 놀이가 하고 싶었구나. 그런데 여기서 하면 미끄러질 수 있어. 바닥에 담요를 깔아줄게 여기 안에서만 해보자" 이렇게 아이의 행동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표현을 해주세요.
"아이의 실수를 수용해주고 다음 번에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세요"
3. 아이들은 실수와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합니다.
아동심리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아이의 실수가 안타깝고 잘 해내길 바라는 마음에 부모님께서 아이의 실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아이가 실수를 했을 때 혹은 부모가 가르쳐준 방법이 아닌 아이 자신의 생각대로 시도할 때 그것을 지나치게 혼을 내거나 벌을 준다면 아이는 "절대로 실수하면 안 되는 거야"라는 신념을 가지게 되어 완벽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고 불안을 느끼고 경험에 대해 제한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의도적인 잘못에는 분명한 제한이 필요하지만 실수라면 수용해주며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또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자연스러운 결과를 체험하고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독립성을 기르는 데 효과적입니다.
"엄마가 이렇게 하면 쏟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너는 이렇게 해보고 싶었구나. 쏟은 거는 닦자. 그래도 이렇게 실수해봐서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너가 배웠네." 이렇게 아이의 실수보다는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해주세요.
"아이의 존재를 깎아내리는 말, 부모님의 훈육인지 감정인지 생각해보세요"
4. 비교나 비난하는 말은 아이의 자존감에 치명적입니다.
좀 더 어린아이일수록 부모의 말을 내면화하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인 부모가 하는 말 자체가 "아이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말"이 되므로 아이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비난과 비교표현을 하게 되는 부모님이시라면 아이를 훈육하기 위한 것인지, 혹은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고 있는 것인지 숙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치감을 느끼게 하는 말을 들으며 자란 아이는 잃어버린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존재가 아닌 그릇된 행동에만 초점을 두고 훈육하는 말로 대해보세요.
"너가 나쁜 게 아니라 벽에 그리는 행동이 잘못된거야. 여기서는 종이에 그릴 수 있어."
또,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아이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해 주세요.
"네가 노력해서 어제보다 조금 더 잘하게 됐구나!"
"아동의 사고가 확장될 수 있도록 엉뚱한 말도 끝까지 들어주세요"
5. 아이의 말을 경청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아동심리상담을 오시는 부모님께서는 아이의 속을 모르겠다고 하시면서도 정작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지 못했다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요, 영유아기 시기부터 아이가 부모에게 편안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조율할 수 있다면 타인에게도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 편안해집니다. 아이가 하는 말이 엉뚱하고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일단 끝까지 들어주면서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인정하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대화법은 아이와의 소통의 물꼬를 트게 되고 문제에 대한 해결 가능성을 열게 됩니다. 또한 경청은 아이 스스로가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게 하고 사고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와 대화할 때 이렇게 표현해 보세요.
"아 너는 그렇게 생각했구나. 엄마의 생각은 이런 데 다른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실패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해 주세요"
6. 칭찬과 격려는 아이에게 용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받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인정에 대한 욕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기본적 욕구입니다. 이를 경험하지 못하고 인정욕구가 채워지지 못한 아이는 외부에서 인정을 받으려고 애쓰게 됩니다. 남에게 잘 보이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한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욕구나 감정보다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자기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기가 어렵게 된다면 심리 사회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어떤 것들을 긍정적으로 감수하고 시도하려는 용기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강압적으로 하는 지시에 따르는 것은 처벌이 두려워서 하는 것이지 아이의 의지가 아닐 수 있습니다. 격려는 꽃에 물을 주듯이 아이의 용기와 자존감,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또한 결과가 아닌 노력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어 칭찬을 해준다면 아이 스스로가 작은 성공 경험들을 가치 있게 바라보며 실패에도 다시 도전하려는 동기를 갖게 할 수 있습니다.
"애쓰더니 지난번보다 나아졌네. 우리 OO이 대견하다" 이렇게 아이에게 격려해 주세요.
"아동의 행동에 대한 조급한 개입으로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뺏지 마세요"
7. 아이가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부모가 아이를 믿어줍니다.
자존감의 초석은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자신을 믿어주면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가지게 됩니다. 부모는 아이가 빠른 길로 쉽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 아이가 모르는 것을 빠르게 가르치며 개입하거나 해결해주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아이가 스스로 알아내고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뺏는 격이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주면서 아이가 경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자신의 행동에도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아이가 혹여 거짓말을 했다거나 잘못을 했더라도 믿어주는 태도가 건강한 죄책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의 행동에 조급하게 개입하기보다는 아이를 믿는다는 표현을 해주세요.
"어렵더라도 노력하다 보면 너가 해낼 수 있을거라 믿는다"
"너가 거짓말을 한 이유가 있을 텐데 얘기해줄 수 있겠니? 그런데 거짓말을 다시 한다면 믿고 싶어도 믿을 수가 없게 될까 봐 걱정이 된다. 다음엔 솔직하게 말해줄 거라고 믿을께."
"아동의 낮은 자존감, 너무 크게 자책하지는 마세요"
여기까지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소중한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아이들은 저마다의 기질을 가지고 있고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가 자존감이 낮다고 해서 모두 전적으로 양육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단지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방식에 있어서 자존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으니 내용을 참고하신다면 아이가 인생을 잘 헤쳐나가도록 단단한 뿌리를 만들어 주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칼럼니스트 이서현은 숙명여자대학교 놀이치료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놀이심리상담사 2급(한국놀이치료학회), 청소년상담사 2급(여성가족부), 임상심리사 2급(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센터 일산점에서 아이와 부모가 따뜻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아동심리상담, 놀이치료, 부모양육태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마인드카페는 2016년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로 출발해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종합 정신건강 플랫폼이다.
■ 엄마, 아빠를 위한 전문가 칼럼: tip.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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