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리포트] 일본 김이 어쩌다 이렇게? 한국 김값은 왜 폭등했나?

현인아 2024. 5. 2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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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우리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김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2022년 마른김 한 속, 즉 김 백 장의 도매가격은 5천 원을 밑돌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김 가격이 폭등해 1만 원이 넘었습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인데요.

김 가격이 계속 올라 연말엔 만 8백 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원인 중 하나는 일본을 덮친 최악의 김 흉작입니다.

일본 최대 김 생산지인 규슈 아리아케 해역입니다.

바다를 뒤덮은 양식 시설이 우주에서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지난해와 올해 일본 김 양식장은 4가지 악재가 강타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수온 상승입니다.

수온이 23도 이상 높아지면 김을 수확하기 어렵습니다.

수온이 낮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수확 기간이 짧아집니다.

[니와 요스케/도쿄해양대 교수] "김의 시작되는 시기가 매우 늦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김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김의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황백화 현상도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검은색이라야 할 김이 누렇게 변했습니다.

황백화 현상은 김이 양분을 제대로 먹지 못해 생기는 영양실조 현상입니다.

[일본 김 양식 어민] "43년간 김 양식을 했는데, 가장 최악입니다."

수온이 오르면 식물 플랑크톤이 빠르게 증식하는데, 이들이 바다의 질소 등 김의 영양분을 가로채기 때문입니다.

수온이 상승하고 대기 중 수증기가 늘면서 폭풍우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강력한 폭풍우에 양식 시설이 파괴된 현장입니다.

여기다 김을 뜯어먹는 물고기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감성돔이 김을 뜯어먹는 모습입니다.

감성돔은 잡식성인데, 수온이 오르면 김을 더 많이 뜯어먹는다고 말합니다.

[니와 요스케/도쿄해양대 교수] "수온이 높아짐에 따라 김을 먹는 물고기의 행동이 굉장히 활발해지고 있어요."

이 때문에 일본의 김 수확량은 해마다 급감해 과거 100억 장이 넘던 마른김 생산량이 최근에는 절반인 50억 장을 밑돌고 있습니다.

물량 부족으로 일본의 김 가격이 폭등하자 수입을 늘렸습니다.

2021년 일본으로 수출한 김은 5천 톤이었는데 지난해는 약 7천 톤으로 40%나 급증했습니다.

일본으로 수출되는 김이 급증하고, 우리 김을 찾는 나라가 늘면서 김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김 가격 폭등의 핵심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있습니다.

[니와 요스케/도쿄해양대 교수] "(김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올라가서 영향을 받고 있는 먹거리, 대표적인 바다 작물이죠."

이웃 나라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 충격이 우리 밥상의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김은 괜찮은 걸까요?

우리 김의 주산지 중 하나인 전남 신안군의 김 양식장입니다.

올해 우리 바다와 김 양식장은 어민들에게 풍성한 수확을 안겨줬습니다.

그러나 우리 김에도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지난 겨울은 사상 유례없는 겨울비와 폭설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박지웅/김양식 어민] "김이 햇빛에 노출돼서 살균도 되고 해야 되는데 살균이 안 되고 갯병이 좀 더 심해지는 부분도 있었어요."

어민들은 일본을 덮친 재난이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박지웅/김양식 어민] "이것은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일이죠. 지구 온난화 현상이라고 전체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2년 전 해남의 김 양식장을 덮친 황백화 현상입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리는 그물마다 노란색으로 탈색된 김만 끝없이 매달려 있습니다.

지난 2019년 태풍 미탁이 강타한 양식장 주변을 촬영한 영상입니다.

산산이 부서진 양식장에서 부표들이 산더미처럼 밀려왔습니다.

[김인철/해남군 송평리 이장 (2019년)] "마음이 착잡하지요.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지요. 현재 상태에서는."

일본에서 본 것과 같은 현상이 우리 바다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잘 넘겼지만, 내년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어민들은 가을에 뿌릴 김의 종자를 키우고 있습니다.

[김대성/김 종자 생산업체 대표] "(종자 생산에)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죠. 지금부터 6~7월까지."

굴 껍데기에 종자를 붙여 키운 뒤, 추석 즈음에 모내기하듯 양식장 그물로 옮깁니다.

한 해 김 수확량을 좌우하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건 수온입니다.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면 김 수확량이 급감합니다.

남해안에서는 대개 11월부터 4월까지, 7번 정도 김을 수확합니다.

그런데 수온이 높으면 김이 자라지 않아 수확 횟수가 6번 이하로 급감합니다.

지난 55년간 우리 바다의 수온은 1.36도 상승해 전 세계 평균보다 2.5배나 가파릅니다.

이대로 두면 우리 김의 미래는 없다고 말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높아진 수온에도 자랄 수 있는 품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허진석/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 "김이 생육하지 못하는 시기인 6월에도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김 엽체를 확보했고, 그 엽체를 대상으로 지금 현재 육종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 변화의 충격에 더 취약한 밀집식 김 양식 시설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기후변화로부터 우리 김을 지키기 위한 시간과의 경주가 시작됐습니다.

기후환경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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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아 기자(inna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today/article/6599760_365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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